정세현 "주한미군 뺄까봐? 한미 워킹그룹 없애도 절대 못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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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워킹그룹 해체해도 한미동맹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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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내정자, 북한에 이용당할 사람 아냐
북미회담 당분간 어려워, 남북관계 진전돼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죠. 스티븐 비건 대표가 오늘, 오늘 우리나라에 옵니다. 7개월 만에 방한이에요. 그런데 이유 없이 올 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무슨 일로 오는 걸까요? 최근에 벌어진 사태들을 정리해 보자면 일단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했고, 청와대는 안보 라인 인사를 했고요.

10월에 북미회담론 나오고 있는 중이고, 그러자 또 북한이 우리는 이벤트는 안 하겠다, 이렇게 강하게 부정을 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건의 방한, 분명히 의미가 있을 텐데 이분과 함께 그 의미를 짚어보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까지 고민해 보죠.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네.

◇ 김현정> 7개월 만에 비건이 오는데 그냥 오는 건 아니죠, 장관님?

◆ 정세현> 네.

◇ 김현정> 무슨 이유로 오는 걸까요?

◆ 정세현> 7개월이나 8개월이나 그것은 특별한 의미는 없고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최근에 북한이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북공동사무소를 폭파하고 여러 가지 대남군사행동을 하겠다고 했다가 중단을 했습니다. 이런 거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미국도 한반도 상황을 관리해야 될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대북정책특별 대표로 여러 가지 상황 파악이라고 그럴까, 한국 측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분석을 하고 있는지 이런 얘기를 좀 들으러 오는 것이 일단 1차적인 목적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1차 목적이 두루 상황 파악이면 2차 목적은 뭐라고 보세요?

◆ 정세현> 2차 목적은 흔히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메시지를 들고 오지 않겠느냐 예측을 했었는데, 6월 12일에 북한의 외무상이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북미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걸 이미 예고를 했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서 메시지를 가져올 거라는 예측은 그동안 북한이 어떤 행동을 보였는가에 대해서 전혀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그냥.

◇ 김현정> 그 보도 오늘 아침에도 많이 나오던데요? 그거 아니라고 보세요?

◆ 정세현> 그건 아니에요, 아니고. 그다음에 비건이 오기로 결정한 뒤에, 7월 4일 최선희 부상이 직접, 그의 카운터파트죠. ‘직접 새 판을 짤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로 북미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못을 박았기 때문에. 또 오늘 아침에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이 또 그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북미회담, 실무회담이 됐건 정상회담이 됐든 얘기는 안 꺼낼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잠시만요, 장관님. 최선희 부상이 ‘우리는 사진 찍기용 이벤트는 응하지 않겠다’라고 하면서도 새 판을 짤 용의가 있다면, 준비가 돼 있다면, 이런 전제를 붙였잖아요. 그러면 비건이 혹시라도 뭔가 새 판을 가지고 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좀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을까요?

◆ 정세현> 그런데 북한이 말하는 새 판이라는 것은 미국이 확실하게 수교를 해 주고 그다음에 군사적으로 북한을 치지 않겠다는 평화협정. 그 두 가지를 확실하게 약속하는 조건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 하는 그걸 얘기하는 거예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의 오늘 방한에 앞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4일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스몰딜 말고.

◆ 정세현> 그렇죠. 그런데 미국은 그럴 계획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계속 유연한 접근을 할 수 있다라는 식의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하면서 북한이 태도를 바꾸기를 바라는 게 미국의 30년 넘은 북핵 정책이에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변할 건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이 시기에 왜 오느냐.

◇ 김현정> 대북 메시지는 안 나올 거다, 그럼 왜 오느냐.

◆ 정세현> 워킹그룹 때문에 온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한미워킹그룹.

◆ 정세현> 그러니까 지금 북한이 이런 대남 행동을 상당히 과격하게 취한 후에 금년 6월달에 들어서서 6월 중순, 20일까지 한 20여 일 동안 대남 공격적인 행동을 취한 이후 24일부터 조용해졌어요. 이러면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냐면 그동안에 지금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공동선언, 정상회담 합의문이죠. 9.19 평양 공동선언, 정상간의 합의문입니다. 그날 같이 통과된 남북군사분야 합의서. 북쪽에서는 이 세 가지 합의서들이 하나도 이행되지 못했다에 대한 불만이 지금 가득합니다.

개성공단도 안 됐고 금강산 관광도 안 됐고 철도 연결 현대화도 안 됐고 인도적 지원도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 가득 쌓여 있는데 삐라 때문에 그게 터졌을 뿐이죠. 그런데 그런 사건이 터지면서 한국 내에서 2019년부터 미국이 한국 정부의 대북 행보를 철저하게 발목을 잡아서 아무것도 못 했다, 대통령도 금년 초에 그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미국이 너무 남북관계를 옥죄는 거 아니냐, 통제하는 거 아니냐 하는 여론들이...

◇ 김현정> 나왔죠.

◆ 정세현>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금년 들어서. 이러다 보니까 워킹그룹이 지금 사실 한국의 발목 잡는 역할을 했다는 데 대한 정확한 분석이 나오기 시작하고. 이거 워킹그룹을 해체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여론이 나오니까 우리 당국이 지금 어떻게 할 것인지 좀 더 심도 있는 협의를 하기 위해서는 지난번 이도훈 본부장을 워싱턴으로 불러서 얘기를 잠시 했지만 그거 가지고는 안 되겠고.

좀 폭넓게 장관도 좀 만나야 되겠고, 청와대 안보실장을 만나든지 해서 워킹그룹의 장래에 대해서 미국이 어떤 준비를 해야 될 것인가. 완전히 해체 쪽으로 가는가 아니면 적절하게 형태는 유지하면서 운영 방식을 바꾸는 식으로 해서 한국 여론을 좀 잠재울 것인가.

◇ 김현정> 그거 논의하러 온다고 보시는군요.

◆ 정세현> 그게 주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실 남북관계가 경색된 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한미워킹그룹이 큰 몫을 했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뭐가 궁금하냐면 한미워킹그룹의 기본철학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이 두 가지를 병행해서 연계해서 다룬다는 건데 이게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이게 가능한 건가 싶어요.

◆ 정세현> 안 되죠.

◇ 김현정> 안 되죠?

◆ 정세현> 비핵화문제는 지금 30년이 넘은 문제입니다. 그동안에 클린턴 정부 때도 해결될 뻔하다가 부시 때 완전히 아무것도 없었던 상태로 돌아갔었고, 부시 정부 때 북핵 문제를 오히려 긁어 부스럼 만들어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실험하게 만든 뒤에 막상 핵실험을 하고 나니까 또 그걸 북한이 요구하는 걸 다 들어주고 문제를 풀겠다고 했다가 또 정권 바뀌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버렸고.

北타깃된 한미워킹그룹…'대북제재' 파열음 단초되나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오바마 정부 때도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다가 8년을 허송했고 그러면서 오바마 정부 때는 북핵 실험을 네 번이나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북한은 6번이나 핵실험을 하면서 사실상 핵 보유국이 돼버렸어요. 그러니까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도록 만든 것은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면서 북한을 불러냈다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서 오히려 그 배신감 때문에 북한이 자기 수단을 강화하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로 핵 보유국이 된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만든 것은 미국입니다. 그런데 30년이 넘은 문제인데 될 뻔했다가 깨지고 될 뻔했다가 깨진 게 몇 바퀴를 돌았는데. 이거를 남북관계에다가 연계시켜서 북핵문제가 해결되는 속도와 남북관계 진전 속도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워킹그룹의 철학이에요. 이런 걸 잘 모르고 우리가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는 식으로 해서 미국이 하자니까 들어갔던 당시 2018년 11월 20일 날. 그거 잘못한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남북관계라는 거 사실 가자면 일직선 도로로 쭉 갈 수 있는 거고.

◆ 정세현> 얼마든지 갈 수 있죠.

◇ 김현정> 비핵화 이슈라는 건 굉장히 엄청나게 구불구불 복잡한 문제인데 그 두 가지를 같이 한 그룹에서 다루다 보니까 이게 진도가 안 나가고 덜컥거리고 그랬단 말씀.

◆ 정세현>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는데 이게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1년 걸리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지구가 자전을 하는 데는 24시간밖에 안 걸려요. 이거를 같이 병행해야 된다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결합이에요.

◇ 김현정> 지구 공전 속도에다가 자전 속도를 맞춰라 이렇게 한 거다?

◆ 정세현> 그런 데다가 북한도 그렇지만 최근 볼턴 회고록에서 미국의 본심이 드러났지만 결국 볼턴 같은 미국의 내파, 또는 군사복합체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실무 관료들은 북핵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면서도 결국 해결이 되지 않도록 판을 흔들어서 계속 무기 시장으로써 한반도가 세계 4등을 하고 1등을 하게 만드는 그들의 본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알고 북핵문제 해결 속도와 남북관계 진전이 병행돼야 된다는 워킹그룹의 원칙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좀 정확하게 따지고 우리 지금 보수언론도 이거 좀 알고 워킹그룹 해체하면 안 된다는 소리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군산복합체하고 여러모로 연결된 관료들이 많다는 건 이미 알려져 있죠. 그래서 미국이 총기 사용 문제도 늘 그랬던 거잖아요.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심지어 한반도 비핵화 이슈도 그것과 연결된 거예요?

◆ 정세현> 세계 무기시장.

◇ 김현정> 미국의 군산복합체들 그 관료들은 우리가 통일돼서 좋을 게 하나도 없는 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장관님, 단도직입적으로 한미워킹그룹 깨면 안 되나요?

◆ 정세현> 깨도 관계 없어요. 그동안에도 한미워킹그룹 없이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협조는 꾸준히 돼 왔었습니다. 클린턴 정부 때부터.

◇ 김현정> 그럼 깨죠.

◆ 정세현> 그런데 우리 정부가 깰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 하는 문제예요.

◇ 김현정> 현실적으로 지금.

◆ 정세현> 더구나 지금 또 야당에서 현 정부가 그걸 만약 깨려고 할 경우 한미동맹 깨려고 그러는 거냐 하는 식으로 겁을 주면서 협박을 하면서 반대를 할 텐데 워킹그룹 없어도 한미동맹 절대로 깨지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주한미군 얘기는 늘 나오잖아요. 아마 우리가 이걸 깨고 미국이 원치 않는데 이렇게 했다가 주한미군 철수하면 어떡하냐 소리가 얘기 대번 나올 텐데.

◆ 정세현> 주한미군도 오늘 얘기 좀 합시다. 우리가 아무리 미국을 섭섭하게 하고 방위비 분담금 올려주지 않아도 절대로 철수 못 합니다. 여기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그날 태평양은 중국의 바다가 됩니다. 지금 한국에 미군이 있기 때문에 최전방 전초기지로서 남한이 역할을 해 주기 때문에 사드 배치도 할 수 있고 지금 사드는 중국 겨냥을 한 거예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중국이 지금 함부로 태평양으로 나가지를 못해요.

 



◇ 김현정> 우리가 빼라고 해도 못 뺄 거다.

◆ 정세현> 못 빼죠.

◇ 김현정> 그렇군요.

◆ 정세현> 트럼프가 지금 잘 못 알고 하는 말이에요. 마치 독일에 있는 미군이 독일을 지켜주는 것처럼 착각을 하고, 한국에 있는 미군이 한국을 지켜주는 것처럼 착각을 하는데, 6.25 직후에는 그랬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국에 있는 미군이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이권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못 빼요.

◇ 김현정> 이해했습니다. 그러면 정세현 수석부의장의 생각은 깰 수 있으면 깼으면 좋겠다, 그런데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깰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다음 차선책은 뭔가요?

◆ 정세현> 그러니까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외무부 관리가 미국 국무부 관리들하고 협의를 하고 그다음에 또 안보문제도 외무부 관리가 미 국무부 관리들하고 하는 게 워킹그룹이에요. 물론 그 안에 아마 통일부 직원들도 들어가 있고 국방부 직원들도 필요에 따라서는 들어갔다 나왔다 그런다고 그러는데 문제는 수석대표가 누구냐 하는 것입니다.

협상에서는 수석대표가 제일 중요합니다. 모든 기조발언을 할 수 있고 결론을 내는 자리니까. 그걸 개별적으로 하면 돼요.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이제 통일부장관이 새로 들어서면 상당히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워킹그룹 밖에서 일을 하겠다고 이미 지금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 김현정> 이인영 장관이 어제 의지 밝혔죠.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안에서 하고, 우리가 밖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판단해서 하겠다고 입장 밝혔습니다.

◆ 정세현> 워킹그룹을 통해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면 통일부장관이 직접 워싱턴으로 날아가든지 아니면 담당 국장을 보내든지 해서 그 문제에 관련해서 발목 잡는 부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상무부라든지 재무부라든지 국무부 외에도 소위 남북관계 관련해서 발목 잡는 부서들이 많이 있어요. 제 경험으로 보면. 직접 가서 상대를 해서 실무자들 설득하면 또 그다음에 그들이 이해를 해요. 그러나 외무부를 시켜서 외교부를 통해서 외교를 하니까 우선 첫째 북한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얘기를 하니까 상대방을 설득을 못 시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러면.

◆ 정세현> 아까 주호영 원내대표는 북한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 국정원장 되면 안 된다는 얘기하시는 것 같은데.

◇ 김현정> 제가 그 질문을 하려고 했어요. 이 상황들을 지혜롭게 풀어가려면 굉장히 능력자들이 외교 안보 라인에 앉아야 되는데 신임 라인업을 한번 보죠. 박지원 국정원장, 서훈 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주호영 원내대표는 아까 1부 본 방송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은 반대다. 아니, 국정원이라는 곳은 북한을 견제하고 거기 정보 수집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 곳인데 북한이랑 너무 친한 사람, 너무 잘 아는 사람이 앉아서 이게 되겠느냐.’ 말씀하셨거든요.

◆ 정세현> 북한하고 친하다고 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북한하고 쉽게 이야기해서 남쪽의 관리나 또는 정치인이 북한과 너무 친해질 수 없는 게 남북관계의 현실이에요. 뭘 얼마나 친해진다는 거예요? 안면은 있을 수 있죠, 왜냐하면 남북관계도 정치문제고 이게 죽고 사는 문제인데 상대방하고 너무 친해져서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동안이 여러 번 북쪽과 접촉을 하고 또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읽어낼 수 있는 코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정보기관의 수장이 되는 것은 오히려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죠.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하지 않습니까? 상대방을 먼저 파악을 하고 그리고 내 실력을 요량을 해서 전략을 세워라 이게 손자병법의 제1항인데, 북한을 잘 아는 사람이 북한과 접촉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안면이 있는 사람이 대북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오히려 지금 대북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지, 너무 친해서 그들에게 뭐 이용당한다 하는 뜻입니까, 뭡니까? 또 박지원 의원은 상대방에 이용당할 사람이 아니에요.

◇ 김현정> 쉽게 이용당할 분은 아니죠.

◆ 정세현> 오히려 이용할 사람이죠.

신임 국가정보원장에 내정된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 지난 6월 15일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 6·15 남북정상회담 20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게다가 우리 쪽에서 친하다, 친하다 해 봤자 그게 걱정할 정도 친할 수가 없다.

◆ 정세현> 그럼요.

◇ 김현정> 정 장관님 친하시잖아요.

◆ 정세현> 그런 식으로 하면 제가 제일 친하죠. 40년 동안 북한을 상종했으니까.

◇ 김현정> 친해지려고 해도 사실 벽이 있어서 문제인 거지, 그거 못 깨서 문제인 거,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

◆ 정세현> 남북 간에는 넘을 수 없는 소위 벽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걱정은 좀 기우다 그 말씀이신 것 같고. 북미 정상회담 말이에요. 그거 진짜 미국 대선 전에 열리긴 열리겠습니까?

◆ 정세현> 어렵죠.

◇ 김현정> 어렵습니까?

◆ 정세현> 왜냐하면 북한이 이미 미국이 셈법을 확실하게 바꿔서 자기들이 해달라는 것을 분명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는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고 금년에 여러 번 얘기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해달라는 게 스몰딜이 아니라 완전 빅딜.

◆ 정세현> 빅딜, 그렇죠. 그거 해 달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이 완전히 핵을 제로로 만들면 미국은 대북제재를 조금 완화해 주겠다는 것이 하노이에서의 협상 내용이었고. 그게 나중에 2019년 10월 말에 있었던 스톡홀름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되풀이 됐었는데 그런 협상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거고.

◇ 김현정> 그때는 스몰딜이었는데 그거마저 안 됐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안 받겠다.

◆ 정세현> 안 받겠다는 거고 그다음에 선거를 앞두고 지금 치적 선전감으로 회담을 하려고 하는 것을 우리가 속셈을 다 안다. 그게 6월 12일 날 북한 외무상의 얘기예요. 그런 데는 우리가 이용당하지 않겠다.

◇ 김현정> 분명해 보이는 거군요. 안 열릴 거라고 보시는군요.

◆ 정세현>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반대급부도 확실히 내놓을 수 있는 힘도 없고.

◇ 김현정> 트럼프 대통령이 힘도 없죠.

◆ 정세현> 당선된 뒤에나 보자 그런 얘기죠.

◇ 김현정> 그러면 북미 정상회담은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도 원하고 우리도 잘 됐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거 안 되면 그다음 방법은 뭐예요?

◆ 정세현> 북미 정상회담을 문 대통령이 원했던 것은 북미 정상회담이라도 중재하는 식으로 하면서 남북관계를 복원하려고 하는 그런 소위 숨은 뜻이 좀 있었다고 저는 봅니다. 폭파사건 이후에.

◇ 김현정> 그렇죠.

◆ 정세현>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어요. 이걸 기회로 활용해서 북미정상회담을 화두로 해서 남북 접촉을 좀 물밑접촉을 활성화시키고 그걸 통해서 남북관계라도 복원을 하자, 어차피 지금 대선 끝날 때까지 북미관계는 한걸음도 못 나가게 돼 있고 또 선거가 끝난다고 할지라도 북핵문제가 쉽게 해결 수순을 밟을 수 없다면 남북관계라도 한 걸음이라도 나가자 하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어려워졌고 이제 새로운 외교안보라인, 그 새 인물들이 지혜롭게 이 상황을 뚫고 나가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늘 귀한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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