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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야구의 아름다운 문화" 두산 알칸타라 모자에는 동료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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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 시즌 첫 10승 투수가 된 그의 모자에는 부상으로 빠진 동료 선발투수들의 등번호가 새겨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모자에는 숫자 34와 45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45번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이용찬의 등번호, 34번은 좌측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 진단을 받고 한동안 전력에서 빠져야 하는 크리스 플렉센의 등번호다.

두 선수는 올시즌 알칸타라와 함께 두산의 선발진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그래도 두산은 알칸타라가 있어 든든하다.

알칸타라는 2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이닝동안 볼넷없이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는 나란히 9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키움 에릭 요키시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두산은 요키시를 5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뜨리며 6대1로 이겼다. 알칸타라는 올해 첫 10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개막전 패배 이후 파죽의 10연승. 알칸타라는 플렉센과 이용찬이 빠진 선발진을 그래도 잘 이끌고 있다. 책임감도 더 커졌다.

알칸타라는 "작년부터 한국 야구를 보면서 모자에 부상자들의 번호를 쓰는 모습이 아름다운 문화라고 생각했다"며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계속 응원하고 있다. 계속 한 마음으로 있다는 의미로 모자에 등번호를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늘 1선발로서 책임감을 갖고 던진다. 두산의 모든 투수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못 던져도 다음 투수가 잘 던져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칸타라에게 이용찬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올시즌 주무기로 잘 활용하고 있는 포크볼을 알려준 동료이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과거에는 포크볼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이용찬과 대화를 나눴고 포크볼 그립을 배웠다. 이후 구사가 잘 된다. 지금까지는 완벽하다"고 말했다.

알칸타라의 투구수 94개 중 20개가 포크볼이었다. 결정구의 위력은 대단했다. 키움 4번타자 박병호를 두 차례 삼진으로 돌려세웠을 때 마지막 공으로 선택한 구종이 바로 포크볼이었다.

알칸타라는 올해 탈삼진 비율이 크게 늘었다. KT 위즈에서 뛰었던 지난해 총 172⅔이닝동안 탈삼진 100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90⅓이닝동안 83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포크볼을 장착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알칸타라는 "무엇보다 포크볼의 존재 자체가 중요하다. 상대가 한 가지 구종을 더 생각해야 만들어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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