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연합뉴스)
잘 맞은 타구는 담장 앞에서 잡혔고 정규이닝 막판 승부처에서는 방망이를 돌려보지도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KT 위즈의 거포 멜 로하스 주니어는 어떻게든 자존심을 만회하고 싶었다.
기회가 왔다. 연장 11회초 선두타자 황재균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로하스는 후회없는 스윙을 하기로 다짐했다.
로하스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동료들에게 중심타자로서 경기를 끝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앞선 타석들 때문에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마지막 타석은 생각한 공을 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풀스윙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2020시즌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를 달리는 로하스는 동료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로하스는 두산 불펜투수 권휘의 포크볼을 공략했다. 방망이를 힘껏 돌렸다. 타구 발사속도는 무려 178.2km가 찍혔고 비거리는 142.7m가 나왔다. 초대형 홈런이었다.
KT는 로하스의 연장전 결승 투런홈런에 힘입어 4대2로 승리해 두산과 다시 공동 4위가 됐다.
로하스는 시즌 37홈런을 기록했고 이날 타점 2개를 추가하면서 3년 연속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한 시즌 30홈런-100타점은 개인 두 번째이자 KBO 리그 통산 76번째 기록이다.
로하스는 "마지막 타석 이전까지 못 치고 있었기 때문에 팀 승리를 이끈 것이 기쁘다. 중요할 때 내가 기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