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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행복한 고민? 돌아온 허훈, 꾸준한 정성우 그리고 라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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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의 복귀로 분위기가 더 밝아진 수원 KT. KBL 제공허훈의 복귀로 분위기가 더 밝아진 수원 KT. KBL 제공

프로농구 수원 KT는 정규리그 MVP 출신 허훈 없이도 2021-2022시즌 첫 13경기에서 8승5패로 선전했다. 수비형 가드로 알려졌던 정성우가 이 기간에 평균 12.5득점, 3.8어시스트를 올리며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과 경기 조율에서도 재능을 뽐냈기 때문이다.

허훈이 돌아왔다. 지난 14일 창원 LG를 상대로 치른 시즌 첫 경기에서 22분 동안 20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가 허훈의 공백을 채운 정성우의 활약으로 좋은 포인트가드 2명을 보유하게 됐다.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16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KT와 2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KT 백코트를 언급하면서 정성우를 높게 평가했다.

유재학 감독은 "허훈이 돌아온 KT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될 것"이라면서도 "허훈이 없는 동안 정성우가 너무나 잘해줬다. 그래서 지금 상위권에 올라있다. 둘 다 공을 갖고 노는 선수라 동시에 넣기는 어려울 것 같고 서동철 감독의 머리가 복잡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훈과 정성우는 이날 나란히 주전 가드로 기용됐다. 서동철 감독은 스피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라인업이라고 설명했다.

두 선수는 경기 시작 후 첫 6분 동안 함께 코트를 누볐다. KT가 기대한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때까지 KT는 +2점의 근소한 점수차로 앞서갔다.

서동철 감독은 4쿼터 시작 전까지 두 선수를 분리해서 기용했다.

KT에게는 또 다른 강력한 조합이 있었다. 바로 허훈과 양홍석 그리고 캐디 라렌이었다.

허훈과 양홍석은 2쿼터 종료 6분49초를 남기고 동시에 교체 투입됐다. 약 30초 뒤 라렌이 마이크 마이어스를 대신해 코트를 밟았다. 이때 KT는 현대모비스에 26대21로 근소하게 앞서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남은 시간 동안 KT의 화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허훈은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와 중거리슛으로 득점에 기여했다. 이후 인상적인 장면이 연속으로 펼쳐졌다. 허훈이 라렌의 3점슛을 도왔고 베테랑 김동욱이 양홍석의 3점슛을 어시스트 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34대21로 벌어졌다.

현대모비스는 2쿼터 마지막 4분 동안 16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하지만 두자릿수 점수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KT의 득점력은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허훈과 양홍석, 라렌 그리고 베테랑 포워드들과 신예 하윤기가 조합된 다섯 명은 코트 전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득점을 생산할 수 있었다.

KT는 48대37로 전반을 마쳤다. 3인방의 화력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점수차를 벌려놓은 KT는 3쿼터 들어 다양한 조합을 활용했다. 허훈과 마이어스가 뛰는 시간이 꽤 길었고 정성우가 허훈 대신 들어갔을 때는 라렌이 코트에 서있었다.

현대모비스는 3쿼터 들어 얼 클락의 분전으로 반격에 나섰다. 점수차가 한때 8점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터진 베테랑 김동욱의 3점슛과 중거리 점퍼가 KT를 구했다.

허훈과 정성우는 4쿼터가 시작할 때 코트에서 다시 만났다.

KT는 둘을 앞세워 점수차를 벌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점수차가 좁혀지지도 않았다. 서동철 감독은 경기 전 부상에서 막 복귀한 허훈의 출전시간을 당분간 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KT가 정성우에게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겼을 때 스코어는 70대59였다.

정성우는 KT가 안심하고 마지막 승부처를 맡길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신뢰를 쌓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빈틈이 없는 경기력, 특히 악착같은 수비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

서동철 감독은 10점 차로 앞선 4쿼터 종료 4분을 남기고 정성우를 빼고 허훈을 투입했다. 현대모비스의 막판 추격 의지를 꺾어야 할 때였다.

허훈은 들어가자마자 중거리슛을 터뜨렸다. 이날 허훈과 오랜 시간 코트를 누빈 마이어스는 막판까지도 높은 팀 기여도를 보였다.

결국 KT는 현대모비스를 85대70로 눌렀다.

라렌은 18득점 12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양홍석은 16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훈은 7득점 5어시스트를, 정성우는 7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각각 올렸다.

KT는 든든한 포인트가드 2명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40분 전체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김동욱의 3쿼터 활약처럼 팀을 안정되게 만드는 베테랑들의 힘도 탄탄했다. 남은 건 조화다. 허훈과 라렌, 그리고 두 가드의 동시 활용 여부 등 보다 디테일한 조화를 찾아간다면 KT는 더 강력해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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