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저희 의원들이 국회의 일을 함에 있어 뉴질랜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현명하고 정의롭고 자비로우며 겸손하게 행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25일 뉴질랜드 국회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기도가 차분하게 울려 퍼졌다.
뉴질랜드 국회 TV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민당의 한인 멜리사 리 의원은 이날 오후 2시(현지 시간) 본회의를 시작할 때 통상 국회의장이 읽는 국회 기도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낭독했다.
뉴질랜드에서 언어 주간을 두고 있는 통가, 투발루, 니우에 등의 언어로 국회 기도문이 낭독된 적은 있으나 언어 주간을 두고 있지 않은 외국어로 낭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한국어 기도문 낭독은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에게 제의해 성사됐다며 한국대사관과 공동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북아시아 의원 친선협회 공동의장이기도 한 5선의 리 의원은 "원래 10월 9일 한글날 주간에 하는 것으로 추진됐으나 뉴질랜드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계 의원으로 뉴질랜드 국회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어를 사용하는 기록을 꼭 남기고 싶었다"며 이번 기도문 낭독이 양국 커뮤니티에도 중요한 유산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상진 주뉴질랜드대사는 "뉴질랜드에 모범적으로 자리 잡은 한인사회에 대한 인식과 동포사회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뉴질랜드인들의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높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 보급과 한국 문화 알리기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는 2021년 현재 36개 초중고교에서 5천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