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진행한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 에필로그' 당시 관객석. 방탄소년단 공식 페이스북 "다음 목표가 월드 스타디움 투어를 하는 거거든요. 스타디움이라고 한다면 최소한 3만, 4만명에서 5만명까지 동원을 하는 투어인데요. 전 세계를 스타디움 투어로 꼭 투어를 하는 것이 저희의 그다음 목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M)2017년 5월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K팝 그룹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은 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이렇게 말했다. 불과 5년 전인 2012년에는 선배 가수의 콘서트를 보며 '우리도 꼭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자'고 다짐했다. 일곱 명은 4년 만에 그 꿈을 이뤄냈고, 해외에서도 공연했다. 그 다음 실현은 더 빨랐다. 다음 목표를 밝힌 지 1년여 만에 그들은 '월드 스타디움 투어'를 해냈다.
250석 규모 소극장 공연으로 세상에 첫선을 보인 방탄소년단은 차근차근 계단에 오르듯, 매년 공연 규모를 키웠다.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시리즈 등을 통해 동시대 또래 세대와 공감하고 위로를 보냈던 이들은, 무대에 오를수록 성장하는 모습으로 전 세계 팬들을 매료시켰다. 오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월드 투어 재개를 앞두고, 전 세계 곳곳을 누빈 방탄소년단 '투어'의 역사를 돌아봤다.
2016년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 에필로그' 현장 사진. 방탄소년단 공식 페이스북아시아 위주 투어에서 북·남미로 확장
방탄소년단은 2014년 10월 17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2014 BTS 라이브 트롤로지 에피소드 2 : 더 레드 불렛'(2014 BTS Live Trilogy Episode II: The Red Bullet) 투어를 통해 일본 오사카·도쿄, 필리핀 마닐라, 싱가포르, 태국 방콕 등 총 6개 도시를 방문했다. 2015년 2월에는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 4개 도시를 도는 첫 번째 일본 투어 '2015 웨이크 업: 오픈 유어 아이즈'(Wake Up: Open Your Eyes)를 마쳤다.
'더 레드 불렛' 투어는 2015년에도 이어졌다. 동남아시아, 북·남미, 오세아니아로 뻗어 나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미국 뉴욕·댈러스·시카고·로스앤젤레스와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브라질 상파울루, 칠레 산티아고, 태국 방콕을 거쳐 홍콩 공연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총 13개국 18개 도시에서 8만여 관객을 모은 '더 레드 불렛' 투어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계속된 11개월의 대장정이었다.
2015년 후반부터는 방탄소년단을 세상에 더 널리 알린 앨범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이름을 딴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투어가 시작됐다. 서울에서 출발해 일본 요코하마와 고베를 거친 후, 2016년 5월 이 투어의 '에필로그'(Epilogue)로 더 많은 도시를 찾았다. 역시나 출발은 서울이었고, 대만 타이베이, 중국 마카오·난징·베이징, 일본 오사카·나고야·도쿄, 필리핀 마닐라, 태국 방콕을 두루 돌았다.
2017년 12월 열린 '윙스 투어' 파이널 무대. 방탄소년단 공식 페이스북일찌감치 매진 세례였던 '윙스' 투어로 한 단계 도약
방문 도시 수와 공연 회차, 동원 관객의 비약적인 성장이 있었던 것은 2017년 2월 시작해 12월 마친 '2017 BTS 라이브 트롤로지: 에피소드 3 더 윙스 투어'(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III. THE WINGS TOUR)다. 이른바 '윙스 투어'로 불리는 이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더 높아진 위상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공연장 규모 역시 커졌다. 일본 데뷔 후 처음으로 돔에 입성해 오사카 쿄세라돔 무대에 올라, 이틀 동안 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파이널 공연 역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했다. 총 19개 도시, 40회 공연은 전부 매진됐으며 무려 55만 관객을 모았다.
'윙스 투어'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박준수 감독이 연출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Burn the Stage: the Movie)에는 '윙스 투어'를 치른 방탄소년단의 300일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영화는 유튜브 레드를 통해 선공개된 후 2018년 11월 전 세계 40여 국가·지역에서 개봉했다.
2019년 진행한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 오사카 공연 당시 방탄소년단의 모습. 방탄소년단 공식 페이스북시티필드·도쿄돔·로즈볼·웸블리…끝없는 '개척'
다채롭고 의미 있는 '최초' 기록을 쉴 새 없이 써 내려간 방탄소년단 투어의 정점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진행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투어다. 아시아, 북·남미는 물론 유럽까지 순회했다.
2018년 8월 25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문을 연 '러브 유어셀프' 투어는 미국 LA·오클랜드·포트워스·뉴어크·시카고·뉴욕, 캐나다 해밀턴,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 대만 타오위안, 싱가포르, 홍콩, 태국 방콕 등 20개 도시, 42회 공연으로 104만명을 동원했다. LA 스테이플 센터, 뉴욕 시티필드, 도쿄돔 등 가수들이 꼽는 '꿈의 무대'에도 연달아 올랐다.
이어진 '스피크 유어셀프'(SPEAK YOURSELF) 투어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 시카고 솔져필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등 10개 도시에서 20회 공연을 마쳤다. 총 관객 수는 102만명이었다.
왼쪽부터 '윙스 투어'를 담은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 '러브 유어셀프' 투어를 담은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 더 무비' 웸블리는 밴드 퀸의 '라이브 에이드'를 비롯해 마이클 잭슨, 마돈나, 비욘세 등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이 공연을 연 유서 깊은 장소다. 방탄소년단은 웸블리 스타디움에 오른 한국 최초 가수이자, 공연을 매진시킨 12번째 가수였다. 당시 영국 BBC와 NME는 이 공연을 두고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대 팝 그룹임을 증명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관객을 수용하는 스타디움 단독 콘서트를 연 해외 가수 역시 방탄소년단이 처음이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방탄소년단은 2019년 제47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AMAs)에서 '올해의 투어'(Tour of the Year) 상을 받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에게도, 한국 가수에게도 최초였던 전 세계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또한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BREAK THE SILENCE: THE MOVIE)라는 다큐멘터리로 재탄생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9월 개봉해 13만명이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