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신경이 곤두선 모양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4일 예정됐던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를 늦추고 사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결정을 사전에 몰랐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송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
문재인 대통령의 심사숙고 과정을 거쳐 결정한 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헌법적 권한이다. 민주당은 이 결정을 존중한다"고 짧은 입장을 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
(사면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와도 만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선후보도 "
문 대통령의 국민 통합을 위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 지금이라도 국정농단 피해자인 국민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달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이들이) 잘못했다는 말도 안 했다"면서 시기상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18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2주년 기념대회에서 박근혜퇴진촛불 2주년 조직위 관계자들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한형 기자
이처럼 당 지도부와 후보가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를 강조한 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주당이 사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당내에서도 박 전 대통령 사면에 공개 반발하는 목소리가 감지됐다.
'최순실 저격수'를 자처했던
안민석 의원은 사면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
박 전 대통령 사면 복권, 역사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될 것"이라며 "
박근혜를 사면해주면 종범인 최순실도 풀어줘야 합니까. 우리가 겨울 광장에서 왜 촛불을 들었느냐"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통합은 국민이 정의롭다고 판단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며 비판했다.
강경파 정청래 의원 역시 "사면 결정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그러나 내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며 "복역은 피하겠지만 역사의 심판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