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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다른데도 韓 테니스 새 역사' 女 복식 영혼의 단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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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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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래-최지희, 韓 유일의 프로테니스 투어 코리아오픈 복식 두 번째 우승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11만5000 달러·약 1억3640만 원) 복식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최지희(왼쪽)-한나래. 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11만5000 달러·약 1억3640만 원) 복식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최지희(왼쪽)-한나래. 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 
이쯤 되면 영혼의 단짝이라고 할 만하다. 한국 테니스 여자 간판 한나래(29·인천시청)와 최지희(26·NH농협은행)다.

한나래-최지희는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11만5000 달러·약 1억3640만 원) 복식 결승에서 레카 루카 야니(헝가리)-발렌티니 그람마티코폴루(그리스)를 2 대 0(6-4 6-4)으로 제압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코리아오픈 복식 정상에 올랐다.

특히 한국 선수로 코리아오픈에서 처음으로 2회 이상 우승을 이뤄냈다. 한나래-최지희를 빼면 2004년 1회 대회에서 조윤정-전미라(이상 은퇴)가 초대 복식 챔피언에 오른 게 한국 선수의 유일한 우승이다. 한나래-최지희는 2018년 당시 셰쑤웨이-셰수잉(이상 대만)을 2 대 0(6-3 6-2)으로 누르고 생애 첫 WTA 투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소속팀이 달라 함께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는데도 이뤄낸 우승이라 더 값졌다. 사실 한나래와 최지희는 2018년 코리아오픈 당시 처음으로 복식 파트너로 경기를 했다. 최지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언니를 알게 됐는데 생각보다 성격이 잘 맞더라"고 귀띔했고, 한나래는 "2018년 코리아오픈 때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기회를 얻어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깜짝 우승을 차지했고, 3년이 지나 다시 정상에 오른 것이다.

한나래는 "올해 지희랑 잘한 경기가 별로 없어서 재미있게 해보자 했는데 솔직히 우승까지 할지 몰랐다"면서 "올해 성적이 나지 않아 힘들었는데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해서 너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지희도 "올해 외국 대회도 많지 않았는데 성적도 좋지 않아서 랭킹이 내려가 자신감을 잃었다"면서 "열릴지도 모르는 대회가 개최돼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고 한번 우승도 어려운데 두 번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복식 결승전 경기 모습. 코리아오픈 조직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복식 결승전 경기 모습. 코리아오픈 조직위 

둘의 장점이 서로에게 녹아들어 환상 호흡을 자랑한다. 왼손잡이인 한나래가 두 손 포핸드 스트로크로 강력한 샷을 구사해 상대를 윽박질러 약한 공이 넘어오면 176cm 장신의 최지희가 네트 앞에서 스매싱과 발리로 마무리한다. 이날 결승에서도 한나래가 치면 최지희가 절묘한 드롭 발리 등으로 득점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한나래는 "확실히 내가 스트로크를, 지희가 발리를 좋아해서 이 부분에서 70%는 먹고 들어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지희도 "나래 언니의 샷이 길게 들어가면 까다로운데 상대방이 받아칠 때 길만 잡고 포칭 나가는 타이밍이 잘 맞는다"면서 "오늘은 상대가 로브를 섞으면서 고전했는데 잘 마무리했다"고 화답했다.

2018년 코리아오픈 이후에도 둘은 적잖게 우승을 합작했다. 2019년 국제테니스연맹(ITF) 후지 야쿠힌컵, 안도증권오픈 등이다. 그러나 역시 소속팀이 달라 함께 출전할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 한나래는 단식에 중점을 두고 출전한다. 한나래는 "올해 코로나19로 소속팀에서 해외 투어 지원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자비로 8개월 동안 해외 대회를 다녔는데 그래도 그랜드슬램 3번 예선에 출전해 상금으로 충당이 됐다"고 말했다. 최지희는 소속팀 NH농협은행에서 해외 투어 지원을 받지만 한나래와 출전 대회가 다를 때가 많다.

그래도 기회가 되면 최대한 함께 복식에 출전한다는 이들이다. 한나래는 "코리아오픈 18번 대회에서 두 번이나 이름을 새길 수 있어 영광"이라면서 "내년 세 번째 우승을 이루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지희도 "같은 팀이 아니어서 대회를 다니면서 호흡을 맞췄다"면서 "그게 그레이드가 높은 대회로 이어졌고 결국 높은 대회 나가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TA 복식 세계 랭킹 236위였던 한나래는 이번 우승으로 다음 주 179위까지 오를 전망이다. 최지희도 309위에서 220위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영혼의 단짝이 코리아오픈 정상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최지희, 한나래가 26일 코리아오픈 우승 뒤 인터뷰를 마치고 정답게 포즈를 취한 모습. 노컷뉴스 최지희, 한나래가 26일 코리아오픈 우승 뒤 인터뷰를 마치고 정답게 포즈를 취한 모습.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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