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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융단 폭격에도 풀 세트" 다윗 권순우의 생존법과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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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샤포발로프와 명승부를 펼친 권순우. EPA=연합뉴스19일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샤포발로프와 명승부를 펼친 권순우. EPA=연합뉴스
이번에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지만 정말 잘 싸웠다. 서브 에이스에서 무려 26개 차이의 열세에도 풀 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다만 정상급 선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파워와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이 다시금 드러났다.

한국 테니스 남자 단식 간판 권순우(54위·당진시청)가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세계 랭킹 14위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아쉽게 졌다. 3세트까지 앞서며 3회전 진출을 노렸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권순우는 1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500만 호주달러·약 644억 원)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에 풀 세트 접전 끝에 2 대 3(6-7<6-8> 7-6<7-3> 7-6<8-6> 5-7 2-6) 패배를 안았다. 3세트까지 2 대 1로 앞섰지만 내리 두 세트를 내주며 4시간 25분 만에 분패했다.

4전 5기 만에 호주오픈 본선 첫 승을 거둔 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 권순우는 지난 17일 자 단식 1회전에서 홀거 루네(99위·덴마크)를 3 대 2(3-6 6-4 3-6 6-3 6-2)로 눌렀다. 2018년과 2020년, 지난해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한 권순우는 2019년에는 예선에서 떨어진 가운데 올해 호주오픈 첫 승을 신고했다. 권순우는 프랑스오픈 3회전, 윔블던과 US오픈은 2회전까지 오른 바 있다.

여세를 몰아 권순우는 호주오픈 3회전 진출을 노렸지만 샤포발로프에 막혔다. 샤포발로프는 지난해 윔블던 4강, 2020년 9월 세계 랭킹 10위까지 올랐던 강자다. 2020년 US오픈 당시 권순우가 2회전에서 1 대 3(7-6<7-5> 4-6 4-6 2-6) 패배를 안은 바 있다.

경기 후 권순우가 승리한 샤포발로프에게 축하를 건네는 모습. AP=연합뉴스경기 후 권순우가 승리한 샤포발로프에게 축하를 건네는 모습. AP=연합뉴스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권순우는 1세트를 타이 브레이크 끝에 뺏겼지만 2세트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가 살아나며 역시 타이 브레이크 끝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권순우는 3세트도 타이 브레이크 끝에 따내며 앞서갔다.

특히 권순우는 3세트 타이 브레이크에서 1 대 4, 2 대 5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극적으로 뒤집었다. 권순우는 자신의 서브 2개를 지켜내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4 대 6에서는 샤포발로프의 백핸드 실수로 기사회생했다. 자신의 서브 2개를 다시 지킨 권순우는 샤포발로프의 서브 더블 폴트로 3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4세트 고비에서 체력이 떨어졌다. 5 대 6으로 뒤진 가운데 권순우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뺏겨 4세트를 내줬다. 힘이 빠진 권순우는 5세트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권순우의 경기 중계 해설을 맡은 박용국 라이언컴퍼니 대표는 "서브 에이스 차이가 무려 26개나 됐는데도 풀 세트 경기까지 끌고 간 것은 정말 경기를 잘했다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날 샤포발로프는 최고 시속 214km의 힘이 넘치는 서브로 개인 한 경기 최다 29개 에이스를 퍼부으며 권순우를 괴롭혔다. 권순우도 최고 시속 202km를 찍으며 에이스 3개를 만들었지만 상대 왼손잡이 특유의 애드 코트 와이드 서브와 듀스 코트 T존 서브는 너무 위력적이었다.

권순우를 상대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 29개를 터뜨린 샤포발로프. EPA=연합뉴스권순우를 상대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 29개를 터뜨린 샤포발로프. EPA=연합뉴스

그럼에도 권순우는 꿋꿋하게 맞섰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권순우의 장점인 코트 커버력과 포핸드로 맞섰다"면서 "끈끈한 경기력에 샤포발로프도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샤포발로프는 이날 위너에서 81 대 29로 권순우를 압도했으나 범실에서 65개의 권순우보다 12개나 많았다.

다만 약점으로 지적되는 파워와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날 권순우의 첫 서브 평균 구속은 186km, 세컨드 서브는 152km로 샤포발로프보다 모두 7km 정도 차이가 났다. 4세트 이후 떨어진 체력도 결정적인 승부처였다.

박 대표는 "4세트 5 대 6에서 눈에 띄게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결국 50위 이내로 진입해 상위 랭커들과 대결하려면 힘과 체력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톱 랭커들은 힘들 때 서브 에이스로 쉽게 득점하는데 권순우도 승부처 무기를 갈고 닦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2회전 진출로 상금 15만4000 호주달러(약 1억3000만 원), 랭킹 포인트 45점을 얻었다. 권순우는 올해 호주오픈 단식은 마무리했지만 복식에서 마르코스 기론(미국)과 짝을 이뤄 대회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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