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오른쪽부터)가 토마스 마흐 IOC 위원장과 함께 8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빅 에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중국 고위 관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행방이 묘연해 논란을 빚은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36)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스키장에 나타났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9일 "펑솨이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프리스타일 빅 에어 경기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현장에서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 경기에서는 중국계 선수인 에일린 구가 금메달을 따냈다. 에일린 구는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펑솨이는 2011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4위,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스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에 장가오리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76)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펑솨이의 SNS 계정이 사라지고 행방조차 확인되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자 펑솨이는 WTA 투어에 이메일을 보내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고, 자신의 신변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중국 관영 매체 등에서 펑솨이의 최근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펑솨이는 지난 7일 공개된 프랑스 스포츠 매체 레퀴프와 인터뷰에서 성폭행 및 실종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5일 바흐 위원장과 저녁 식사를 한 데 이어 8일 경기까지 함께 본 것이다.
에일린 구는 "펑솨이가 보러 와줘서 고맙고,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도 "펑솨이와 함께 다른 선수들과 30분 정도 빅에어 경기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펑솨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서방 국가들에 대한 전시 효과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