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대선 패배 책임을 안고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첫날 회의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수사 범위에 포함시킨 '대장동 특검 3월 국회 추진'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며 윤 당선인, 그리고 국민의힘과의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하지만, 대선패배 책임이 있는 윤호중 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임명하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최측근 김영진 사무총장을 유임하기로 결정하는 등 '과감한 쇄신'은 뒷전으로 미룬채 지방선거용 보여주기 쇄신만 넘쳐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패배 책임' 윤호중·김영진 비대위에 대한 우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출범 첫 회의에서 기존 김영진 당 사무총장을 그대로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재선인 김 사무총장은 이른바 '이재명 7인회' 핵심 멤버다. 대선 당시 당 사무총장과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으면서 선거를 주도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역할론'을 위해 지도부에 심어둔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선거 패배 당시 당 지도부였던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힌 것을 두고 내부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유임 결정이라 유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는 당헌당규에 따른 결정이지만 이번 비대위 구성이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효율적으로' 치르기 위해 급조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상초유의 탄핵사태로 정권을 가져온지 5년 만에 다시 정권을 빼앗긴 것에 대한 원인 파악과 처절한 자기반성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부 인사가 비대위에 계속 가는 게 합리적인 방안은 아닌 것 같다. '선거 치를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대선에서 0.7%p 차로 졌지만 이게 당장 지방선거에서 70% 패배로 돌아올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비대위 출범 첫날부터 '특검', '여가부' 논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여기다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첫 비대위 회의에서 '대장동 관련 특검 신속 추진'을 주문하며 3월 임시국회 통과를 예고했다.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는 서영교(민주당) 행정안전위원장이 "여가부 존재를 제대로 들여다볼 것을 촉구한다"며 '여가부 폐지'를 주장한 윤 당선인을 저격했다.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과 '여가부 존폐 문제' 모두 중요한 정치 현안이다. 그러나 대선 패배의 기운이 가시지도 않은 민주당 입장에서 지금은 대치전선을 통한 표계산보다 '뼈저린 반성'이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선거 패배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기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 2030 민심 이반 등이 패착이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도 "인사실패, 부동산 정책 실패, 내로남불, 억지 프레임에 따른 전략 부재, 소통 실패 등 다양한 분석이 있고, 그 대부분이 틀린 분석이 아니다"라며 비대위에 '과감하고 빠른 변화'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