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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연극 '순교' 4월 개막…호시 신이치 원작·전인철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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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연극 '순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서 4월 19일부터 30일까지

극단 돌파구 제공 극단 돌파구 제공 극단 돌파구는 SF연극 '순교'를 오는 19일부터 3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극단 기획전 '돌파구 우주극장-SF 낭독공연'에서 낭독극으로 선보인 이후 정식 초연됐다.

일본을 대표하는 SF소설가이자 단편소설보다 짧은 '쇼트-쇼트' 형식의 개척자로 불리는 호시 신이치(1926~1997)의 동명소설을 전인철이 연출했다. 전 연출은 2017년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직접 각색·연출해 무대화한 '나는 살인자입니다'로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호시 신이치의 작품은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반전을 가미해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다. 짧은 단편들로 부담 없이 읽기 좋지만 유연한 발상과 사물의 본질을 적확하게 꿰뚫는 작가의 시점, 그 속에 담긴 주제의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여성 혐오, 폭력, 성별 구분과 같은 통속성을 배제하고 구체적인 지명이나 인명 등 고유명사를 그다지 쓰지 않는 것도 특징적이다.

'순교'는 죽음을 다루지만 궁극적으로 삶과 믿음에 대해 질문한다.

작품의 시공간은 어느 날 저녁 작은 연회장이다. 죽은 아내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한 남자는 '영적 세계에 있는 자들과 통신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 공개한다. 처음엔 이 기계를 통해 그간 인류를 괴롭혀 온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남자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러나 남자의 아내를 포함한 죽은 지인들이 죽기 전 삶보다 몇 배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남자는 보란 듯이 즐겁게 죽음을 선택하고, 기계 속 목소리를 믿은 사람들은 너도나도 남자를 따라 죽음의 경계선을 훌쩍 뛰어넘는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의자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극은 배우들의 동선을 통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주요 소재인 기계는 실재가 아닌 아날로그 조명 장치로 표현했다. 관객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공간 전체를 비우고 오직 소리와 빛으로만 채웠다.

재공연에 새롭게 참여한 김석주, 권정훈, 이진경, 문수아 네 배우의 발화만으로 작품을 전달한다. 어둠 속, 작은 연회장에 초대받은 관객들은 동그랗게 둘러싼 의자에 앉아 무대 위 배우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면서 듣는 행위를 통해 상상 속 연극을 만들어낸다.

이번 공연은 전회차 한글자막, 공연 안내 음성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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