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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를 어떻게 막나요?" 질문에 김정은 "하아,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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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정은과 KB스타즈 박지수. WKBL 제공우리은행 김정은과 KB스타즈 박지수. WKBL 제공
"KB스타즈가 '원탑'이라고 봅니다. 박지수가 미국에서도 뛰니까 WNBA 선수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 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KB스타즈와 붙을 수 있는 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1등을 잡는 게 리그의 목표라 생각하기 때문에 올해는 우리가 도전해보겠습니다"

4년 만에 다시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른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의 말이다.

우리은행은 7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66대60으로 누르고 2승 무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통합 6연패 달성의 마지막 해였던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가 나란히 부임한 2012-2013시즌부터 여자프로농구의 최강으로 군림했다. 임영희(은퇴)와 박혜진은 리그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고 김정은은 6연패의 마지막 시즌에 합류해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후 여자프로농구의 전력 지형도는 크게 바뀌었다. KB스타즈가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를 영입하면서 단숨에 리그 최강으로 도약했다.

KB스타즈는 2018-2019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2020-2021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언더독'으로 여겨졌던 용인 삼성생명에 2승3패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그 사이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8-2019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2019-2020시즌은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시즌이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됐다. 지난 시즌에도 우리은행은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분명 왕조 시대를 마무리하고 내려오는 과정이고 KB스타즈는 새로운 왕조로 주목받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그동안 두 팀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없었다.

마침내 성사됐다.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KB스타즈는 4강에서 부산 BNK를 누르고 일찌감치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우리은행은 왕조를 지키는 '디펜딩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의 입장으로 KB스타즈에 맞선다.

위성우 감독은 "늘 갔던 챔피언결정전이 4년 만이라 하니 낯설다"며 "올라가도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고 저도 알지만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은 생각이 다를 것이다. 과거에 늘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면 이제는 도전자 입장이라 생각하고 부담을 내려놓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이번 시즌 평균 21.2득점, 14.4리바운드, 1.8블록슛을 올린 MVP 박지수 곁에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18.1득점, 5.3리바운드)이 합류하면서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그래도 경계대상 1위는 박지수다. 여자프로농구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국인선수 없이 시즌을 진행하면서 국가대표 센터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박지수를 상대해야 하는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의 어깨가 무겁다.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를 수비하는 우리은행 김정은. WKBL 제공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를 수비하는 우리은행 김정은. WKBL 제공
김정은은 플레이오프 2차전 기자회견에서 박지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마자 "하아"라고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박지수를 어떻게 상대할 계획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풀 죽은 목소리로 "그러게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말은 그렇게 해도 김정은은 포기를 모르는 선수다.

김정은은 "2~3년 전만 해도 달랐는데 이제 확실히 공격과 수비를 다 하기가 힘들다. 오늘도 마지막에 돌파할 길이 보이는데 다리가 땅에서 안 떨어지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후반 승부처에서 중요한 야투를 성공시켰다. 상대의 주득점원 김단비를 막으면서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해낸 것이다.

김정은의 포지션은 센터가 아니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의 파워와 노련미를 높게 평가하고 있고 빅맨 수비에 있어 그를 대체할 선수는 없다고 믿는다.

이제는 김정은이 위성우 감독에게 의지할 때다. 그는 "저도 이제 나이가 있어서 제가 계속 막을 수는 없다"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께서 이것저것 변칙 수비를 많이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감독도 선수도 스스로가 '언더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승부는 해봐야 안다. 왕조의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2010년대 최고의 팀 우리은행과 신흥 강자 KB스타즈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농구 팬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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