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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이후 29년' 꿈의 0점대 ERA 탄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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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이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SSG 김광현이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 선언에 따라 극명한 투고타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올해 프로야구. 투수들이 득세하고 타자들이 위축되는 모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꿈의 기록이 나올지 관심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한 SSG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마침내 평균자책점(ERA) 전체 1위에 올랐다. 0.36의 경이적인 기록이다.

김광현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0탈삼진 2피안타 1실점(비자책) 쾌투를 펼쳤다. 아쉽게 팀이 1 대 1로 비겨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ERA를 0.47에서 0.36으로 떨궜다. 올해 4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규정 22이닝을 채우며 ERA 1위에 등극했다. 2위는 롯데 찰리 반즈로 0.54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김광현은 통산 ERA가 3.23으로 2008년 2.39가 가장 좋았다. 2009년 2.80으로 타이틀에 오른 김광현은 미국 진출 직전인 2019년 2.51을 찍은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0점대 ERA다. 물론 김광현은 2년 동안 MLB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경험과 관록이 쌓였다. 그렇다고 해도 놀라운 ERA다. 구위 자체는 미국 진출 전이 더 좋았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 KBO는 최근 몇 년 동안 S존이 좁아졌다고 판단해 올 시즌 전 정상화를 선언했고, 달라진 볼 판정에 타자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이용규(키움), 김현수(LG) 등이 구심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올해 리그 전체 타율은 2할4푼2리로, 지난해 2할6푼보다 1푼8리 정도 낮다. 리그 전체 ERA는 3.38로 지난해 4.44보다 1점 이상 낮다. 전형적인 투고타저 시즌 양상을 보인다.

ERA 10위를 보면 거의 1점대다. 김광현, 반즈가 0점대에 3위 NC 루친스키(1.13)부터 9위 kt 고영표(1.93)까지다. 역시 김광현과 함께 MLB에서 돌아온 KIA 양현종도 1.71로 5위다. 굳이 달라진 S존에 맞출 필요 없이 MLB와 비슷해진 KBO 리그의 존에 큰 적응 기간 없이 위력을 떨치는 모양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0점대 ERA를 기록한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 노컷뉴스역대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0점대 ERA를 기록한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 노컷뉴스
역대 0점대 ERA 시즌을 보낸 선수는 역사상 1명뿐이다.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이 1986년(0.99), 1987년(0.89), 1993년(0.78) 3번 기록했다. 특히 1986년에는 무려 262⅔이닝을 던지고도 0점대를 찍었다. 1987년 162이닝, 마무리로 뛴 1993년은 126⅓이닝을 던졌다.

만약 김광현이나 반즈 등이 0점대 ERA로 시즌을 마치고 규정 이닝도 채운다면 선 전 감독 이후 29년 만이 된다. 1점대 ERA가 나와도 12년 만이다. 류현진(토론토)가 2010년 한화 시절 세운 1.82가 마지막 1점대 ERA였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 타자들이 S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좁아진 게 아닌 넓어진 S존이라 투수들의 득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과연 올 시즌 꿈의 0점대, 1점대 ERA 투수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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