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 전모 씨가 6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전씨 형제는 2012년 10월, 2015년 9월, 2018년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진환 기자우리은행에서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은행 직원과 그의 친동생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6일 우리은행 직원 A씨와 동생 B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A씨에게는 공문서위조 및 행사,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오전 8시쯤 검은색 모자를 쓰고 모습을 드러낸 A씨는 "횡령 목적으로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인정하냐", "범행에 가담한 다른 사람들은 없나", "횡령금은 어디에 썼나", "자수한 이유는 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이어 나타난 B씨도 "형이랑 같이 횡령한 혐의 인정하나", "받은 돈은 골프장 사업 외에 어디에 썼나", "돈의 출처를 알고 썼나", "추가 공범이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재직한 A씨는 2012년, 2015년,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614억 5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경찰은 최초 A씨에게 업무상횡령 혐의만 적용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횡령 때마다 은행 내부 문서를 위조한 혐의를 추가로 포착했다. A씨는 2012년, 2015년에는 부동산 신탁 전문 회사에 돈을 맡겨두겠다고 속여 담당 부장의 결재를 받아냈고, 2018년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돈을 맡아 관리하기로 했다는 허위 문서를 작성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7일 은행 측이 횡령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하자 직접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고, 30일 구속됐다. 공범 B씨 또한 다음날 구속됐다.
경찰은 우리은행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이들의 금융계좌를 추적해 동생 외 다른 공범이 있는지, 횡령금의 사용처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