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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 강했던 스펠맨은 벤치에서 울었다…아름다운 패자 K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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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KGC인삼공사 오마리 스펠맨. 노컷뉴스벤치에서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KGC인삼공사 오마리 스펠맨. 노컷뉴스
1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4쿼터 초반 KGC인삼공사의 공격이 실패한 가운데 전성현이 코트에 넘어졌다. 곁에 있던 문성곤은 백코트를 하는 대신 먼저 넘어져 있는 동료를 챙겼다. 둘은 함께 수비 코트로 넘어갔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다리는 무거워 보였다. 서로가 서로를 챙겨야 했다. 지쳐가는 상황에서도 동료애만큼은 눈부셨다.

지난 시즌 제러드 설린저와 함께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다.

6강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눌렀고 4강에서는 2위 수원 kt를 3승1패로 따돌리며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KGC인삼공사의 결승 진출을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설린저는 팀을 떠났고 우승 가드 이재도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창원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세근, 양희종, 문성곤, 전성현, 변준형 등 KGC인삼공사의 주축 선수들은 강했다. 하지만 주전과 벤치의 차이가 다소 있었다. 주전 의존도가 높았지만 주전이 워낙 강했다. 2년 연속 결승 진출의 원동력이었다.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부상은 큰 변수였다. 오마리 스펠맨은 무릎이 아파 4강까지 뛰지 못했다. 오세근은 4강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무릎 상태가 안 좋아졌다. 변준형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급성 장염 증세를 호소했다.

SK는 김선형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스피드를 갖춘 팀이었다. 그들은 KGC인삼공사의 약점을 파악하고 1차전 시작부터 코트를 전력질주했다. 거침없는 트랜지션을 따라가야 했던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다리는 경기를 치를수록 무거워졌다.

KGC인삼공사는 객관적 전력 차이가 분명 있었음에도 안양 3차전을 잡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KGC인삼공사로서는 공격의 중심 변준형의 컨디션 저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하지만 변준형은 5차전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시리즈 내내 실종됐던 1대1 돌파가 조금 살아났고 전반적으로 활동량도 늘었다.

하지만 변준형은 2쿼터 도중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다리를 들었다 내리며 상태를 점검했다. 벤치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KGC인삼공사로서는 큰 불운이었다.

SK가 후반 들어 스코어를 뒤집고 홈 팬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때마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고개를 떨구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그들에게 포기는 없었다. 4쿼터 들어 점수차가 20점 가까이 벌어졌음에도 그들은 끝까지 뛰었다.

체력의 차이는 컸다. KGC인삼공사는 5차전에서 62대86으로 졌다. 전반까지 7점 차로 앞서가는 저력을 보였지만 후반 20분 동안의 스코어는 23대54였다. 결국 체력이 승부를 가른 셈이다.

강한 승부욕을 체력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올 시즌 주축 외국선수로 활약한 스펠맨은 4쿼터 중반 벤치로 물러난 뒤 수건을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인 채로 눈물을 훔쳤다.

1차전 패배 후 김승기 감독에게 불타는 승부욕을 어필했고 3차전에 눈부신 활약으로 반전의 첫 승을 이끈 그에게 시리즈 패배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즌 막판 무릎 부상이 그에게는 아쉽기만 하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벤치 주변으로 모여 끝까지 응원을 펼쳐준 안양 농구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비록 졌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그들은 아름다운 패자였다.

안양 농구 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KGC인삼공사 선수단. 노컷뉴스안양 농구 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KGC인삼공사 선수단.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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