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검수완박 법에 한동훈 시행령 맞불…정치 싸움에 법조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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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검찰 수사 범위 제한한 검수완박 법안에
한동훈, 검수완복 시행령 맞불
"법안 보완"이라지만… 취지는 정반대
법조계는 우려 "국회와 법무부의 정치싸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 및 시행규칙 폐지안 입법예고 브리핑을 갖고 있다. 한 장관은 다음달 10일부터 시행되는 검찰의 직접수사권 제한, 이른바 '검수완박'을 앞두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부 수사권을 복원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황진환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 및 시행규칙 폐지안 입법예고 브리핑을 갖고 있다. 한 장관은 다음달 10일부터 시행되는 검찰의 직접수사권 제한, 이른바 '검수완박'을 앞두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부 수사권을 복원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시행령 개정으로 '검수완복(검찰 수사권 완전 복원)' 맞불을 놓았다.

법무부는 국회가 만든 법안을 보완하는 취지에서 시행령을 마련한 것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검찰의 수사 범위를 축소한 국회의 '법안'과는 정반대로 '시행령'을 통해 검찰의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이어서 법조계 내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검수완박 법안'에…법무부 '검수완복 시행령' 반격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한동훈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과 '시행 규칙 폐지안' 입법을 예고했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 5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9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하위 법령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다만 입법 취지는 정반대였다. 검사의 수사 범위를 제한하려는 민주당과 달리 한 장관은 검사의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입법을 예고했다.

한동훈 법무부가 내놓은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부패 범죄'와 '경제 범죄'를 재분류해 결과적으로 검찰 수사 범위를 넓힌 것이다. 간단히 말해 공직자 범죄로 볼 수 있는 허위공문서 작성이나 직권 남용 등을 부패 범죄로 분류한 것이다. 또 선거 범죄에 해당되는 매수 및 이해 유도, 기부 행위 등도 부패 범죄로 규정해 검찰 수사를 가능케 했다. 마약 유통이나 방위 산업 관련 범죄도 경제 이득을 이유로 경제 범죄로 간주하겠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할 때부터 허점으로 거론됐던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는 부패범죄와 경제범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란 부분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법무부는 해당 조항 내 '등'이란 표현에 대해서 국회가 하위 법령 마련을 정부에 위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만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중요 범죄에 대해서도 시행령으로 정부 기관이 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동훈 장관은 "개정안 내 '등'의 취지가 대통령령에 범죄 유형을 구체화할 권한을 준 것이 명확하다. 시행령 개정은 법률이 위임한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이며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겸손한 자세로 국민 여론을 받아야 할 법무부장관이 국회에서 만든 법을 무력화시키면서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무리수를 범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국회와 법무부의 정치 싸움에… 법조계는 우려 목소리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논란이 계속되자 한 장관도 이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의 위임 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라며 "시행령과 관련해 국회에서 부르면 언제든 나가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법조계에선 검사의 수사 범위를 좁힌 법안과, 이와는 정반대인 시행령 입법 예고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싸움이라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허술하게 만든 법안에 법무부가 곧장 대응한 꼴이라 사법 체계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변호사는 "국회가 만든 법의 개정 취지와는 다르더라도 법무부 시행령이 법 문헌 자체를 어긴 것은 아니다"라며 "입법 기관이 개정안에 '등'이란 단어를 넣어서 시행령에 여지를 준 것이다. 법의 해석은 문헌적 해석이 원칙인데 '등'이란 단어가 있으니 해석 상 문제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입법부가 잘못 만들고, 행정부가 그 취지를 알면서도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 싸움"이라며 "그 정치적 싸움을 사법부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통화에서 "논리적으로 한 장관의 말이 맞지만, 법률가로서 우려되는 면은 있다"라며 "어찌 됐건 국민의 대의 기관이 만든 법의 원래 취지를 존중하는 것에 대한 고찰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선 대의 기관의 입법 취지에 따라 해 봤더니 '이건 안 되겠다, 수정이 필요하다'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불과 몇 개월 만에 이렇게 하는 것에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위헌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입법부가 만든 법안의 취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행령을 만들어 법을 무력화한 것은 입법권 침해이자 삼권 분립을 위배한 것이란 주장이다.

민변은 "법무부가 위헌적 시행령을 통해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하고 검찰 공화국을 완성하려고 한다"라며 "법무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언제든 중요 범죄에 기타 모든 다른 범죄를 포섭시켜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법 기관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反)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정합성도 없는 자의적 법률 해석으로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선 위헌적 발상"이라며 "공직자 범죄, 마약범죄가 각각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에 포함된다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범죄 유형 분류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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