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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투수교체 실패에 좌절한 LG, 짜릿한 호수비에 웃은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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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는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포효하는 키움 이정후.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시즌 KBO 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결정적인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승부의 흐름이 크게 요동쳤다.

첫째,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의 컨디션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안우진이 올해 많은 공을 던졌다면서 "지금은 분위기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196이닝을,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미 12이닝을 던졌다. 데뷔 후 최다이닝을 소화한 지난해 기록(107⅔이닝)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안우진은 명성대로 최고 시속 157km, 평균 시속 154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핵심은 직구의 비율이었다. 총 투구수 93개 가운데 직구는 29개에 불과했다. 슬라이더가 37개로 가장 많았다.

안우진은 2회초 오지환과 문보경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모두 시속 150km 초반대의 직구를 공략했다. 안우진은 3회초부터 변화구 비율을 높였고 이를 파악한 LG 4번타자 채은성이 커브를 때려 좌월 솔로홈런을 쳤다.

안우진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음에도 6이닝 2실점 5탈삼진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이날 가장 눈부셨던 투수는 안우진이 아니었다.

LG 3선발 김윤식은 5회까지 키움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았다. 정규리그 막판의 기세를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어갔다. 특히 빠른 공과 체인지업의 조화가 돋보였다.

6회말에는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이정후가 1사 3루에서 타석에 섰다. 이때까지 김윤식의 투구수는 8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LG는 과감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왼손타자 이정후 타석에서 좌완 김윤식을 내리고 좌완 진해수를 기용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지난 잠실 2연전 때 "이정후는 어떤 투수가 나가도 잘 치는 타자"라며 이정후의 타격 성향과 투수의 구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악수가 됐다.

이정후는 몸 맞은 공으로 걸어나갔다. 이어 왼손타자 김혜성이 우측 방면 적시 2루타를 쳤다.

LG는 필승조 정우영을 투입했지만 야시엘 푸이그가 때린 약한 타구가 3루 방면으로 흘렀고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그 사이 3루주자 이정후가 홈을 밟았다.

이어 김태진이 정우영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때려 스코어를 3-2로 뒤집었다. LG는 투수교체 실패로 좌절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LG 김윤식. 연합뉴스마운드를 내려가는 LG 김윤식. 연합뉴스
그러나 경기 흐름은 7회초 LG의 공격에서 곧바로 반전됐다.

키움은 무사 1,2루 위기에서 불펜투수 김동혁을 투입했다. 박해민은 두 차례 번트를 시도했지만 모두 파울이 됐다. LG로서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 김동혁이 폭투를 범했다. 무사 2,3루가 됐다. 박해민은 2루 앞 땅볼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렀고 이어 대타 문성주가 투수 앞 땅볼로 다시 한 번 3루주자의 득점을 이끌었다. 상대 폭투에 힘입어 적시타 하나 없이 스코어를 4-3으로 뒤집은 것이다.

키움은 패했던 지난 1차전과 마찬가지로 작은 실수에 흔들렸다. LG는 정우영 카드를 소진했지만 1점 차 리드를 지킬 수 있는 강한 불펜을 가진 팀이다.

7회말 2사 후 승부의 흐름은 다시 크게 바뀌었다. 김준완이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임지열이 이용규의 타석 때 대타로 나섰다. LG는 투수를 김대유에서 이정용으로 바꿨다.

이번에도 투수교체는 성공과 거리가 멀었다. 임지열은 바뀐 투수의 초구 직구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쳤다. 임지열은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정적인 대타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어 이정후 역시 초구 직구를 공략해 우월 솔로홈런으로 '백투백' 포를 완성했다. 키움은 순식간에 6-4 리드를 잡았다.

키움은 8회말 위기에 몰렸다. 무사 1,2루에서 마무리 김재웅을 올렸다. LG는 문보경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문보경의 방망이에 맞은 공은 투수 앞으로 살짝 떠올랐다. 이때 김재웅이 몸을 날려 타구를 바운드 없이 잡아냈다.

김재웅은 빠르게 2루로 공을 뿌렸다. 공은 주자 채은성보다 빨랐다. 키움은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고 LG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결국 키움은 LG를 6-4로 따돌리고 1차전 패배 후 2연승을 달렸다. 이제 1승만 더 하면 한국시리즈로 간다. 반면, 20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가겠다는 LG는 벼랑 끝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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