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홈페이지 화면 캡처아동성추행 논란으로 폐지 여론까지 일고 있는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제작진이 불찰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제작진은 21일 공식 입장을 내고 "지난 1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고스톱 부부' 편을 보고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에서는 7살 딸 양육 문제로 대립하는 재혼 가정의 사연이 소개된 가운데, 사연자의 남편은 사연자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을 껴안거나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찔렀고, 아이는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해당 장면이 방송에 노출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아동성추행'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MBC 시청자게시판에는 폐지 여론이 들끓었다.
제작진은 '고스톱 부부' 편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아내와 그 상처까지 사랑하기로 결심한 남편이 만나 아내의 전혼 자녀인 딸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제작진은 "아내는 남편을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다"며 "이에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후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해당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해서 지원하기 위해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 등 도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오 박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점을 의식한 듯 제작진은 "오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돼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의도만큼이나 제작 과정의 세심함과 결과물의 올바름 또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