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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류경수가 '정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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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SF 영화의 주역이자 연상호의 선택 김현주와 류경수
김현주·류경수, '지옥' 이어 '정이' 통해 연상호 감독과 재회
김현주, 타이틀 롤 맡아 인간과 로봇 오가는 연기 선보여
류경수, 새로운 도전에 상상력으로 작업 그려나가며 캐릭터 완성
'정이', 오는 20일 넷플릭스 통해 전 세계 공개

배우 류경수와 김현주가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이'(연상호 감독)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종민 기자배우 류경수와 김현주가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이'(연상호 감독)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종민 기자출연하는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과 흡인력 있는 연기를 선보여 온 두 배우 김현주, 류경수가 다시 한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모습으로 변신해 돌아온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김현주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다운 인간과 로봇을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 연기는 물론,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난도의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전투 A.I.를 만드는 거대한 회사 크로노이드 연구소의 연구소장 상훈 역의 류경수 역시 자신과 관련된 거대한 비밀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류경수는 후반부로 가면서 상훈이 겪는 큰 폭의 감정 변화를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개성 강한 캐릭터로 재탄생 시켰다.
 
지난 12일 열린 '정이'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현주와 류경수는 한국에서 드문 장르인 SF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지옥'에 이어 두 번째로 작업하는 연상호 감독에 대한 신뢰로 함께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제작보고회에서 오간 '정이'에 관한 두 배우의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연상호 월드'라는 흥미로운 상상력에 반한 두 배우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이어 다시 한번 연상호 감독과 재회했다. '정이'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김현주 : '지옥'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나도 항상 내 안의 그런 욕망 같은 게 있었다. 연상호 감독님에 대해서 그전까지는 할 수 없었던 과감한 액션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게 해준 데 대한 의아함이 있었다. 그런 나를 믿고 맡겨주셨고, 또 스스로 굉장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여러분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결과적으로는 만족했다.
 
'정이'는 '지옥'보다 더 과감한 액션 신이 있었고, 액션뿐 아니라 감정적인 부분에서 해야 할 게 많았다. '앞으로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액션이 많았고, 거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했다. 또 '정이'는 장르 자체도 우리나라에서 희소성 있고, 잘 나오지 않는 작품이다 보니 장르의 특별함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나?
 
류경수 : 연상호 감독님께서 '지옥' 후시 녹음을 할 때 처음 이야기하셨는데, 소재가 너무 흥미로웠다. 사실 난 개인적으로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 거 같다. 연 감독님의 현장은 그 과정이 너무 행복하다. 행복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너무너무 행복하게 찍었다.
 
▷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늘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한다.
 
김현주 :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은 거 같다. 거기에 있어서는 연 감독님의 힘이 컸다. 진지할 때는 물론 진지하게 임하지만, 항상 웃음으로 채우려고 하는 감독님의 노력이 있는 거 같다. 배우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감독님도 약간 신경 쓰시는 거 같다. 많이 힘드실 수도 있는 거 같다.(웃음)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복잡한 감정선의 인물을 재해석해 표현한 믿고 보는 배우들

 
▷ '정이' 속 정이는 수많은 작전에서 승리를 이끈 시대의 아이콘이자 작전을 나가기 전 가족을 안심시키려 웃어 보이는 평범한 인간, 불의의 사고로 캡슐 안에서 식물인간으로 늙어가는 인물이자 무수히 복제된 자아를 지닌 복잡하고도 다층적인 캐릭터다. 연기하기 만만치 않았을 텐데 어떻게 풀어나갔나?
 
김현주 : 배우 입장에서는 감독님이 늘 나에게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를 맡겨주시니까, 그런 걸 해볼 수 있는 것 같다. 배우로서 처음 하는 도전이지만 쌓아갈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정이는 로봇이지만, 그 안에 최대한 나의 감정과 표정을 많이 담고 싶어 하셨다. 그걸 기반으로 하겠다는 감독님의 의도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그 감정 그대로 연기했다.
 
▷ 정이라는 캐릭터가 '사람'이면 몰라도 '로봇'이라는 점 역시 어려운 지점이었을 것 같다.
 
김현주 : 
처음에는 조금 겁이 나긴 했었다. 중간에 멈추는 연기는 과거에 해본 적도 없고,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연기 톤이어서 그런 것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A.I. 연기도 실험 대상으로서의 A.I. 연기가 있고,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연기가 있었다. 이 두 가지를 구분 지어 연기해야 하는 게 있어서 그것도 신경 썼다. A.I. 연기의 경우 부자연스러운데 자연스러워야 하니 그런 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현장에서 감독님과 액션 하나하나 이야기하면서 만들어 나갔다.
 
▷ 상훈이라는 캐릭터도 알고 보면 꽤 복잡한 인물이다. 전투 용병 정이 개발에 성공해 회장에게 신임을 얻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후반부에 또 다른 비밀이 드러나며 캐릭터의 톤이 바뀐다.
 
류경수 : 성격적으로 보면 '지옥'에서 연기했던 유지 사제와 정반대다. 유지 사제는 냉소적이고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면, 상훈은 장난스럽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자기 기분을 잘 못 숨긴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지 않나 생각한다.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상훈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나갔나?
 
류경수 : 
엄청난 비밀을 가진 캐릭터인데, 난 굉장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장난스럽고, 또 과감하게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트 촬영이 많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면 어쩔 수 없이 텐션이 떨어진다. 그래서 원래 템포가 빠른 노래를 잘 안 듣는 편인데, 아침 출근길에 항상 빠른 노래를 많이 들었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현장에서 감독님이 끝없이 유머를 많이 던져주셔서 웃으면서 텐션이 더 올라갔다.
 
▷ SF 영화다 보니 VFX(시각특수효과) 비중이 크다. 이 또한 연기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김현주 :
 처음 해보는 거였다. 난 주로 연기 톤이나 장르가 어떻게 보면 '정이'와 반대되는 작품을 많이 해왔기에, 처음엔 굉장히 어색하고 뻘쭘한 것도 많았다. 또 현장에서 계속 어떤 감정의 연결 선상에서 이어지는 액팅이 아니라 후반작업에서 이어져야 하는 것도 있어서, 그런 게 맥이 끊어지지 않게 연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린 백(그린 백스크린, 영화나 드라마 따위를 촬영할 때 배경으로 사용하는 녹색의 막)에서 아무것도 없이 찍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로봇들이 등장하는 액션 신은 무술팀과 충분한 연습을 거쳐서 합을 맞췄다. 액션 팀이 준비를 잘 해주셔서 액션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감독님 말씀처럼 정말 스태프들이 마치 졸업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느낌처럼 신나게 작업했다. 공간에 들어가면 그런 기운이 느껴져서 나도 같이 재밌게, 신나게 할 수 있었다.
 
류경수 : 되게 생소한 비주얼이 많았다. 우주선을 탄 거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보지 못했던 풍경,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접하는 걸 흥미롭게 여긴다. 그린 백에서 촬영하는 것도 머릿속으로 어떻게 나올지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익숙한 소품도 있어서 그런 게 디테일을 더 살려주지 않았나 싶다.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 앞서 액션 연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옥'에서도 해봤다고 하지만 '정이'의 액션 신은 강도가 훨씬 높았다. 어떻게 준비해 나갔나?
 
김현주 :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지옥' 때 함께했던 무술팀이어서 내가 훈련 과정에서 잘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걸 너무 잘 알고 계셨고, 그에 맞게 잘 설계해주셨다. 그리고 처음에는 내가 가진 대중적 이미지와 전설 용병의 이미지가 매치되는 부분이 적다고 생각했기에 외형적으로 강인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액션 역시 절도 있고 힘이 넘쳐야 하는 액션인 데다가 수트 무게도 상당했다. 그걸 견디려면 체력과 근력을 키워야 했기에 운동을 많이 했다.
 
▷ 액션 하면 상훈도 빠질 수 없다. 극 중 상훈은 정이만큼 대단한 '구강 액션'을 선보인다.
 
류경수 :
 몸으로 하는 액션도 있다. 근데 (구강 액션과 액션의 비율이) 비율이 9 대 1 정도다.(웃음) 상훈은 말도 안 되는 유머를 구사한다. 분위기가 정말 싸해지는 유머?
 
김현주 : 평상시랑 비슷하다.(웃음)


배우 류경수, 연상호 감독, 배우 김현주가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이'(연상호 감독)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종민 기자배우 류경수, 연상호 감독, 배우 김현주가 1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이'(연상호 감독)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종민 기자

두 번째 만남 '정이', 그 이후를 기다리며

 
▷ '지옥'에서는 둘이 만나는 신이 거의 없었던 거에 비해서 '정이'는 그래도 만나는 장면이 좀 생겼다.
 
김현주 : 
'지옥' 때는 만나는 신이 한 번 정도밖에 없어서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었다. '정이'에서도 많은 부분을 함께하진 않지만, 현장에서는 늘 같이 있었기에 이번에 더 가까워진 거 같다. 지금 '선산'(연상호 감독이 기획 및 각본으로 참여한 신작)에서는 더 밀접한 관계인데도 많이 만나지는 못하고 있다.(웃음)
 
류경수 배우는 '내가 저 나이 때 연기를 저렇게 잘했었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여우같이 연기를 잘한다. 또 항상 밝고 되게 열심히 한다. '정이'에서도 굉장히 열심히 해줘서 반응이 좋더라.
 
연상호 : 류경수는 현장에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귀염둥이였다. 특히 강수연 선배가 귀여워해 줬다.
 
김현주 :
버릇이 나빠질까봐 걱정이다.(웃음)
 
류경수 : 선배님도 말씀하셨지만, 저랑 선배님과 같이 연기하지 않아도 현장에 같이 있으면 안정감이 느껴졌다. 내가 되게 편안함을 많이 느끼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넷플릭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선배님과 3~4번 더 같이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변치 않았다. 앞으로 선배님과 같이하는 신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 마지막으로 예비 시청자들을 위해 오는 20일 공개될 '정이'의 관전 포인트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김현주 :
 현장에서 작업할 때는 반신반의하는 부분도 있었고, 어떻게 나올지 굉장히 궁금하고, 걱정도 됐다. 그런데 비주얼적으로도 그렇고 세트, 조명, 촬영이 모두 완벽하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배우들의 신선한 앙상블이 재미 아닌가 싶다.
 
류경수 : 미래 세계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생소한 비주얼이 있을 수 있지만, 신선하게 다가올 거다. 흥미롭고 신선하고 재밌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연기를 하면서 이런 소재를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나를 불러주신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너무너무 가까워진 김현주 선배님에게도 감사드리고 싶다. 그리고 강수연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내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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