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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다르빗슈에 사사키까지' 여실히 드러난 韓·日의 실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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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사사키. 연합뉴스역투하는 사사키. 연합뉴스괜히 괴물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영건 사사키 로키(21·지바롯데)가 한 구, 한 구를 던질 때마다 도쿄돔에 몰린 만원 관중은 숨죽이며 전광판을 바라봤다. 구속이 얼마나 나왔을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 일본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11일 일본 도쿄돔. 이날 사사키의 선발 등판 소식을 듣고 4만6000여 명의 만원 관중이 운집했다.

초구부터 아무렇지 않게 시속 162km를 던졌고, 4구째까지 연속으로 160km 이상을 찍었다. '괴물 투수'라는 별명에 걸맞은 구속이다.

시속 164km가 찍힌 순간 도쿄돔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최근 사사키가 주니치와 평가전에서 기록한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 시속인 165km에 불과 1km 모자란 엄청난 강속구였다.

탈삼진 능력도 빼어났다. 3⅔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8개를 잡아내며 체코 타선을 압도했다. 피안타는 고작 2개에 불과했고, 실점은 수비 실책에 따른 1개뿐이었다.

WBC 1라운드 투구 수 제한은 65개. 사사키는 이날 제한된 투구 수를 꽉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만약 투구 수 제한 없이 공을 맘껏 던졌다면 삼진 몇 개를 더 잡아냈을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일본은 사사키의 호투에 힘입어 체코를 10 대 2로 눌렀다. 1라운드서 3승째를 수확하며 조 1위로 8강(2라운드)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사사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닝 도중에 교체됐고, 투구 수도 많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3⅔이닝을 던진 것을 감안하면 투구 수 관리가 아쉬웠지만 관중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엔 충분했다.

사사키는 팬들을 향해 "도쿄돔 마운드에 세워준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팬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사사키를 향한 환호와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일본에는 이처럼 뛰어난 투수가 한둘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 리그(MLB)서 인정받은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MLB 통산 95승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하다.

WBC 대표팀, 일본에 9점차 충격패. 연합뉴스WBC 대표팀, 일본에 9점차 충격패. 연합뉴스숙명의 라이벌인 한국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 무려 10명의 투수를 동원하고도 일본에 13점,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다.

과거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친 선발 김광현(2이닝 4실점)을 시작으로 원태인(2이닝 1실점), 곽빈(⅔이닝 1실점), 정철원(⅓이닝 1실점), 김윤식(0이닝 3실점), 김원중(⅓이닝 1실점), 정우영(⅔이닝 무실점), 구창모(⅓이닝 2실점), 이의리(⅓이닝 무실점), 박세웅(⅓이닝 무실점)까지 모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제 몫을 해낸 선수는 9점 차 열세에 콜드 게임 패배를 막은 박세웅 정도였다.

이게 바로 한국 야구의 현주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란 평가를 받았어도 그간 한일전에서 수차례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장면이 됐다.

2006년 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 2015년 프리미어 12 등 수 차례 국제 대회 한일전에서 거둔 승리의 영광은 먼 추억이 됐다. 영원한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일본과 큰 격차가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서면 안 된다. 2013년, 2017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린 대표팀은 12일 낮 12시 체코와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3차전을 치른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대회 첫 승을 거둬야 2라운드 진출의 실낱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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