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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를 위해" 양희종 예우한 감격의 마지막 5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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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양희종과 오세근. KBL안양 KGC인삼공사 양희종과 오세근. KBL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가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4쿼터 막판 갑자기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벤치를 향해 걸어갔다.

당시 KB스타즈의 지휘봉을 잡았던 안덕수 감독은 오랫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베테랑 정미란이 코트 위에서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주전 선수 가운데 누군가를 벤치로 불러야 했다. 고민하고 있을 때 박지수가 먼저 교체를 자청했다.

박지수는 "언니는 최고참이고 마지막일 수 있으니까"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정미란은 마지막 53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코트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영예를 누렸다. 팀 스포츠가 주는 소소한 감동의 순간이었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6일 안양에서 원주 DB를 상대로 4쿼터 막판 승기를 잡았다.

경기 전 2위 창원 LG가 패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었고 KGC인삼공사 구단 측은 승리와 함께 우승의 축포를 쏘아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은 종료 52.3초를 남기고 베테랑 양희종을 투입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나는 양희종은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 하프타임 때 성대한 은퇴식을 개최했다. 그의 등번호 11번은 안양 프랜차이즈 사상 최초로 영구결번 됐다.

양희종은 이전까지 2쿼터에 5분 동안 출전한 게 전부였지만 김상식 감독은 우승을 앞둔 순간 17년 동안 안양 프랜차이즈의 '원클럽맨'이었던 레전드를 향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만약 가능하다면 우승할 때, 예전에 우승했던 멤버들이 코트에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양희종을 넣었다. 그게 맞다. 만약 박빙 상황이었어도 투입했을 것이다. 레전드를 위해 내가 해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오마리 스펠맨은 양희종에게 공을 건넸다. 양희종이 하늘높이 공을 던진 순간 우승 축포가 함께 터졌다.

KGC인삼공사는 76-71로 승리했고 올 시즌 팀 최다인 4,929명의 관중은 뜨거운 함성을 쏟아내며 우승의 기쁨을 표출했다.

정규리그 챔피언에 등극한 안양 KGC인삼공사. KBL정규리그 챔피언에 등극한 안양 KGC인삼공사. KBL
양희종은 팀 후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모두가 자기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올해 팀이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는데도 우승 자리를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 이와 같은 팀 문화를 잘 만들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퇴식을 성대하게 개최한 KGC인삼공사 구단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 양희종은 구단 첫 영구결번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라며 "(유니폼이 올라갈 때) 울컥한 마음이 올라와 울음을 참느라고 힘들었다. 선수로서 기록 등이 두드러지지 않아서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희종의 등번호는 영원히 기억될 가치가 있다. 그는 "항상 우리 팀이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나름 최선을 다했다. 창단 이래 첫 우승을 했고 입단 후 세 차례 우승했다. 이제 네 번째 별을 따러 가고 있다. 우리 구단이 최근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같고 그 팀에 소속돼 있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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