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 MVP에 선정된 한선수. 한국배구연맹'최고 세터' 한선수(38·대한항공)가 2022-2023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가장 빛난 별로 우뚝 섰다.
대한항공은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이겼다. 5전 3선승제 챔피언 결정전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 결정전 MVP(최우수 선수)의 영광은 한선수에게 돌아갔다. 한선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진행된 배구 기자단 MVP 투표에서 31표 중 23표를 받았다. 팀 동료인 링컨(7표)와 정지석(1표)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한선수는 올 시즌 주장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았고 매 경기 안정적인 볼 배급을 통해 대한항공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통산 4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함께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한선수는 우승이 확정된 뒤 감격의 눈물을 삼켰다. 경기 후 한선수는 "나이가 들은 것 같다. 매년 힘들지만 항상 색다르고 느끼는 게 다르다"면서 "이제 어떻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야 할지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캐피탈애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 흔들렸지만 내리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한선수는 "2세트를 마친 뒤에도 그냥 선수들을 믿었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3세트는 다시 1세트라 생각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승리를 따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대한항공 한선수. 한국배구연맹올해 만 38세인 한선수는 42세가 되면 은퇴를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여전히 생각이 변치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그때까지 최대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될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매년 몸이 힘들어서 될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있다"고 답했다. 남은 선수 생활의 목표에 대해서는 "배구 인생의 마무리라는 생각보다는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면서 "뛸 수 있는 한 최대한 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선수는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에 정규 리그 MVP도 유력한 상태다. 한선수가 정규 리그 MVP를 차지하면 남자부 세터로는 최초이자 역대 최고령 MVP 수상자가 된다.
하지만 한선수는 개인 수상보다 우승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그는 "상은 받으면 좋지만 상을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한 적은 없었다"면서 "지금은 뛰는 것에 감사하고 우승에 대한 욕심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으니 다음 시즌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동안 최고 세터라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도 적잖았을 터. 한선수는 "부담이 컸지만 그래도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서 선수들과 늘 소통을 하려 했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어린 선수들을 이해하고 이끌어주면서 지금의 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후배 세터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선수는 "누굴 따라하는 것보단 본인만의 색깔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좋은 점이 있으면 받아들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리시브가 안 좋게 된 공에 대한 세팅을 잘 할 수 있다면 정상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