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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 2022-2023시즌 NBA 파이널서 마이애미 꺾고 우승
세르비아 출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 파이널 MVP 수상
인내심 가득한 프랜차이즈의 역사적인 창단 첫 우승

세르비아 솜보르 출신인 니콜라 요키치(오른쪽)가 다섯 살 때 덴버 너겟츠 티셔츠를 입고 촬영한 사진이 최근 다시 화제를 모았다. 트위터 캡처세르비아 솜보르 출신인 니콜라 요키치(오른쪽)가 다섯 살 때 덴버 너겟츠 티셔츠를 입고 촬영한 사진이 최근 다시 화제를 모았다. 트위터 캡처덴버의 우승을 이끈 니콜라 요키치. 연합뉴스 덴버의 우승을 이끈 니콜라 요키치. 연합뉴스 
마이클 말론 감독은 2013-2014시즌 새크라멘토 킹스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미국프로농구(NBA) 감독으로 데뷔했다.

새크라멘토의 전력은 약했다. 첫 시즌은 28승 54패에 불과했다. 다음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에이스 드마커스 커즌스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24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팀 성적은 11승 13패.

그런데 인내심이 부족했던 새크라멘토 구단 수뇌부는 마이클 말론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당시 성급했다 혹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미국 스포츠 매체들이 많았다.

덴버 너겟츠는 마이클 말론 감독의 지도력을 주목했다. 그가 해고된 다음 시즌인 2015-2016시즌 팀의 지휘봉을 그에게 맡겼다. 2015년은 덴버 구단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로 남을 것이다. 말론 감독이 부임하고 니콜라 요키치가 데뷔한 해다(요키치는 2014년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고 다음해 데뷔했다).

덴버의 성적은 마이클 말론 감독이 부임한 후 서서히 나아졌다. 부임 세 번째 시즌에는 46승 36패를 기록하고도 서부컨퍼런스 8번 시드 결정전 성격으로 치러졌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부임 후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마이클 말론 감독은 46승(36패)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마음을 졸였다고 한다. 새크라멘토에서 해고당한 아픈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덴버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덴버의 도전이 실패로 끝난 날 구단주는 니콜라 요키치 그리고 2016년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영입한 가드 저말 머레이가 이끄는 팀의 미래가 기대된다며 마이클 말론 감독을 안아줬다.

마이클 말론 감독은 보답했다. 덴버는 그의 부임 네 번째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 마침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이때부터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됐다. 덴버는 2019년 여름 말론 감독과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깊은 신뢰를 내비쳤다.

덴버는 니콜라 요키치와 저말 머레이 중심의 전력이라는 큰 그림 아래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팀을 발전시켰다. 요즘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보기 힘든 유형의 구단이다.

덴버는 2020년 서부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했지만 LA 레이커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서부컨퍼런스 정상을 노릴만한 전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런데 덴버는 다음 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기존 전력을 주축으로 차근차근 내실을 채워나갔다.

하지만 덴버는 2020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제라미 그랜트, 메이슨 플럼리, 토리 크레익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잃는 악재를 만났다. 서부컨퍼런스 정상급 전력을 구축한 팀에게는 뼈아픈 손실이었지만 덴버는 이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성급히 움직이지 않았다.

당장의 구멍을 채우기 위해 혹은 단숨에 우승권 전력으로 도약하기 위해 무모한 투자를 했다가 무너진 구단은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덴버는 달랐다.

저말 머레이는 2020-2021시즌 도중 끔찍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멘탈도 무너졌다. 부상 당일 마이클 말론 감독에게 울면서 "저를 트레이드시킬 건가요?"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말론 감독은 덴버의 인내심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머레이를 안아주며 "너는 우리의 선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덴버의 가드 저말 머레이. 연합뉴스 덴버의 가드 저말 머레이. 연합뉴스 
덴버는 끝까지 저말 머레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덴버에게는 마이클 포터 주니어라는 자산이 있다. 2018년 전체 14순위로 지명한 포워드 유망주다. 포터 주니어는 미주리 대학 입학 당시까지만 해도 2018년 신인드래프트(루카 돈치치, 트레이 영, 재런 잭슨 주니어, 디안드레 에이튼이 참가한 해다) 전체 1순위 지명 후보였다. 하지만 농구 선수에게 치명적인 등 부상을 당했고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덴버는 마이클 포터 주니어를 뽑자마자 2차 허리 수술을 하게 했고 1년 동안 재활할 시간을 줬다. 늘 부상 변수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선수였지만 덴버는 그의 잠재력을 믿었다. 2021년 거액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포터 주니어는 2021년 겨울 두 번째 허리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덴버는 여전히 마이클 포터 주니어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마침내 부상자들이 복귀했다. 니콜라 요키치는 저말 머레이와 마이클 포터 주니어가 순차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지난 2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을 만큼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었다. 2022-2023시즌의 덴버는 오랜 기다림 끝에 완전체 전력을 자랑할 기회를 잡았다.

덴버는 53승 29패를 기록하며 서부컨퍼런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4승 1패), 피닉스 선즈(4승 2패), LA 레이커스(4승 무패)를 차례로 꺾고 창단 첫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 만난 피닉스는 시즌 도중 케빈 듀란트를 영입해 서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으로 떠올랐다. 2라운드 시작 전 미국 베팅업체는 서부 1위를 차지한 덴버보다 피닉스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가 이끄는 LA 레이커스는 정규리그에서 서부 7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막판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덴버는 압도적인 화력으로 레이커스의 희망을 꺾었다.

2022-2023시즌 NBA 챔피언 덴버 너겟츠. 연합뉴스2022-2023시즌 NBA 챔피언 덴버 너겟츠. 연합뉴스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마이애미 히트는 '낭만 농구'로 주목받았다. 최하위 8번 시드로 파이널까지 올라온 역대 두 번째 구단이다. 명장 에릭 스포엘스트라와 슈퍼스타 지미 버틀러를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력과 끈적끈적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완전체가 뭉친 덴버의 화력 앞에 마이애미의 돌풍도 막을 내렸다. 덴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덴버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시즌 NBA 파이널 5차전에서 마이애미를 94-89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파이널 MVP는 니콜라 요키치의 몫이었다. 5차전에서 28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한 요키치는 파이널 5경기 평균 30.2득점, 14.0리바운드, 7.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덴버는 요키치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창단 47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파이널 4차전까지 4경기 연속 10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던 저말 머레이는 14득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보탰다. 시리즈 내내 슈팅 난조에 시달렸던 마이클 포터 주니어는 컷인과 돌파, 리바운드 가담 등 팀에 기여할 방법을 마침내 찾아냈고 16득점 1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마이애미는 8번시드의 기적을 연출하며 3년 만에 다시 파이널 무대를 밟았지만 아쉽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내내 침묵하던 에이스 지미 버틀러는 4쿼터 막판 폭풍같은 득점 행진으로 마이애미를 일으켜 세웠지만 끝내 마이애미는 덴버의 벽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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