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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르세라핌 투어 시작 "최고의 무대 드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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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난해 5월 데뷔한 후 1년 3개월 만에 '플레임 라이지즈' 개최
'안티프래자일' '언포기븐' '피어리스' 등 대표곡 포함 총 17곡 무대 펼쳐
넉넉하지 않은 곡 수 탓인지 멘트와 VCR 비중 적지 않아
나고야·도쿄·오사카·홍콩·자카르타·방콕 등 투어 예정

르세라핌이 데뷔 후 첫 단독 투어 '플레임 라이지즈' 서울 마지막 날 공연을 13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었다. 르세라핌 공식 페이스북르세라핌이 데뷔 후 첫 단독 투어 '플레임 라이지즈' 서울 마지막 날 공연을 13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었다. 르세라핌 공식 페이스북무척 잘 단련된, 남성 목소리가 더 도드라졌던 우렁찬 함성이 공연장을 메웠다. 지난해 5월 데뷔한 후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과 '언포기븐'(UNFORGIVEN) '피어리스'(FEARLESS)까지 활동곡을 모두 인기곡으로 만든 하이브 첫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팬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첫 곡이 시작될 때부터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데뷔한 지 1년을 갓 넘긴 상황에서 단독 투어를 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르세라핌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행복이 다 피어나(공식 팬덤명) 덕분(허윤진)"이라며 끊임없이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3 르세라핌 투어 '플레임 라이지즈 인 서울'(FLAME RISES IN SEOUL)을 개최한 르세라핌은 13일 공연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짜 너무너무 행복하다"(홍은채)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르세라핌이라는 팀명은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 나는 두렵지 않다)라는 애너그램 형식으로 바꾸어 만들었다. 데뷔 쇼케이스 당시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라고 밝힌 김채원의 말처럼, '두려움'은 이 팀의 정체성과 깊은 관계가 있다. 오프닝에서부터 '두려움 없는' 르세라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The World Is My Oyster)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앞을 정면으로 바라본 채로 뒤로 떨어지는 퍼포먼스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르세라핌 김채원.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김채원.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사쿠라.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사쿠라. 쏘스뮤직 제공추락 퍼포먼스 이후 르세라핌은 누운 채로 무대에 등장했다. 데뷔곡 '피어리스'의 도입을 나타내는 안무 동작이었다. 학교폭력 의혹으로 데뷔 두 달여 만에 김가람이 탈퇴한 후 5인으로 재편된 르세라핌은 지난해 10월 낸 첫 정규앨범 '언포기븐'에서 데뷔 앨범에 실렸던 곡을 모두 2023년 버전으로 재수록한 바 있다. 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까지 5인으로 활동한 기간이 더 길어서인지, 모든 무대가 '5인에 최적화된 조합'으로 보였고 '피어리스' 무대도 마찬가지였다.

세 번째 곡은 '더 그레이트 머메이드'(The Great Mermaid)로, 흰옷을 입은 20명의 여성 댄서가 등장해 초반부터 시선을 압도했다. 인트로 퍼포먼스는 이번 투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었다. 짙푸른 심해를 표현한 배경 뒤로, 마치 두 다리로 선 인어처럼 돌 모형 위에 서서 멤버들이 나타났다. 대규모 댄서, 카즈하-김채원, 카즈하-허윤진 등의 페어 안무, 폭죽 쇼 등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았다.

허윤진은 "오늘도 정말 많은 피어나분들이 와 주셨는데 봐도 봐도 믿을 수 없는 것 같다"라며 "이번 목표가 '역시 르세라핌은 실제로 봐야 한다'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원은 "어제보다 더 뜨거운 서울 공연 막콘(마지막 콘서트), 에너지 넘치게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르세라핌 카즈하.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카즈하.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허윤진.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허윤진.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홍은채.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 홍은채. 쏘스뮤직 제공사쿠라는 "오늘도 정말 오프닝부터 대단하지 않았나?"라고 질문했고, 카즈하는 "어떤 무대가 있을지 기대하는 피어나분들도 많더라"라고 거들었다. 김채원은 "'오프닝부터 피어나가 좋아할 만한 무대를 준비했다. 하우에버! 하지만! 이건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LED 화면이 열렸을 때부터 어제보다 함성이 커진 것 같다고 운을 뗀 홍은채는 "르세라핌의 색이 가득 담긴 콘서트를 만들어 봤으니 기대 많이 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번 공연은 '엠버스(EMBERS) : 자기 확신의 불씨', '이그나이트(IGNITE) : 연대의 발화' '플레임(FLAME) : 강인한 불꽃'과 앙코르 때의 '라이지즈(RISES) : 타오르는 야망'까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었다. 흰 깃털이 내려앉으며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문이 열리고, 풀빛 가득한 장소에서 요정 같은 자태를 뽐내거나, 복잡한 미로를 헤매다 결국 탈출구를 찾아 한 자리에 모이는가 하면, 불붙어 타버린 날개를 스스로 떼는 등 테마에 맞는 VCR이 매번 나왔다.

다만 이런 내용이 있다는 사전 정보를 알지 못한 채로는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설명하는 시간도 없었고, 각 구간이 어떻게 저렇게 다른 테마로 구분되고 이런 곡으로 채워지게 되는지 별다른 언급도 없었기 때문이다. 르세라핌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해도 '플레임 라이지즈' 공연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바가 정확하게 전달되었다면,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무관했겠지만.

르세라핌이 대규모 댄서들과 함께 공연하는 모습.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이 대규모 댄서들과 함께 공연하는 모습. 쏘스뮤직 제공가장 흥이 나는 구간은 앙코르 전 펼친 본공연 마지막 구간 '플레임 : 강인한 불꽃'이었다.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큰 사랑을 받은 히트곡이자 대표곡인 '안티프래자일'을 비롯해 '더 히드라'(The Hydra), 정규 1집 후속곡으로 특히 여러 챌린지로 눈길을 끈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마찬가지로 장기간 차트 상위권을 지킨 대표곡 '언포기븐'까지 르세라핌의 '정수'를 맛볼 수 있었다.

김채원은 이번 공연을 위해 팬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행복해할까 하는 마음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많은 곡을 공들여 연습했겠지만, 그중에서도 타이틀곡으로 활동한 곡은 확실히 더 노련했다. '안티프래자일'과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언포기븐' 무대에서 멤버들의 '신남'이 더 잘 묻어났다. 한층 뜨겁게 달아오른 객석의 분위기도 체감됐다.

'블루 플레임'(Blue Flame) '굿 파츠'(Good Parts)(When the quality is bad but I am) '플래시 포워드'(Flash Forward)는 이번 공연을 통해 발견한 매력적인 곡이었다. 세 곡 모두 이렇다 할 장벽 없이 편안하게 스며드는, '듣기 좋은' 노래였다. 강렬한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팝 펑크 장르 '노 셀러스티얼'(No Celestial) 역시 귀에 꽂히는 곡 중 하나였다.

르세라핌은 앙코르곡 '파이어 인 더 벨리'까지 총 17곡의 무대를 펼쳤다. 쏘스뮤직 제공르세라핌은 앙코르곡 '파이어 인 더 벨리'까지 총 17곡의 무대를 펼쳤다. 쏘스뮤직 제공'블루 플레임'에서는 르세라핌표 청량을 느낄 수 있었고, 무대에 손 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이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곡 '굿 파츠'는 그간 '강인함'을 강조한 팀 기조를 생각하면 새로웠다. '플래시 포워드'는 멤버들이 무대 아래 플로어 구역으로 직접 내려가 더 가깝게 관객을 만난다는 점에서 팬들의 호응이 굉장했다.

공연 내내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한 르세라핌은 피어나를 위한 신곡 '위 갓 소 머치'(We got so much) 무대를 공개했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을 비롯해 르세라핌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팬 송 '피어나'(Between you, me and the Iamppost)는 앙코르 두 번째 곡으로 선보였다. 토크 시간에도 빼놓지 않고 피어나를 언급하며 사랑을 전했다.

두 장의 미니앨범과 한 장의 정규앨범을 내며 바쁘게 활동해 온 르세라핌은 1년 3개월 만에 자신들의 이름을 건 단독 투어를 열게 됐다. 지금까지 낸 곡 수를 살펴보면 미니 1집과 미니 2집은 각각 5곡이고, 정규 1집은 총 13곡 중 신곡이 7곡이었다. 여기에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 '더 히드라' '번 더 브리지(Burn the Bridge)는 내레이션이 주가 되는 곡이었다. 르세라핌은 보유한 모든 한국 앨범 곡을 이번 콘서트 세트리스트에 포함한 셈이다.

르세라핌이 팬들이 마련한 이벤트 슬로건을 들고 있는 모습. 르세라핌 공식 페이스북르세라핌이 팬들이 마련한 이벤트 슬로건을 들고 있는 모습. 르세라핌 공식 페이스북앙코르 맨 마지막 곡인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까지 무대에 올린 곡은 17곡이었고 내레이션 중심의 '더 월드 이즈 오이스터'와 '더 히드라'를 빼면 15곡이었다. 이 영향인지, VCR의 길이가 긴 편이었고, 토크 시간도 잦아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공연 길이를 조금 더 줄이더라도 무대에 더 초점을 맞춘 공연이었다면 르세라핌이란 팀의 정체성을 더 선명하게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혹은 르세라핌만이 가진 서사를 더 잘 활용해 공연에 녹이는 방식이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진짜 최고의 무대와 최고의 기억을 드리고 싶"(김채원)었다는 르세라핌은 첫 단독 투어 '플레임 라이지즈' 서울 공연으로 이틀간 총 1만 5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는 23일부터는 나고야부터 도쿄, 오사카, 홍콩, 자카르타, 방콕 등 7개 도시 13회 공연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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