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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부부 외박? 꿈도 못 꿔요" 韓 배드민턴의 독기와 노 메달 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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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 행사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 행사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5년 전의 수모를 딛고 오는 9월 아시안게임에서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노 메달 치욕을 딛고 뼈를 깎는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김학균 총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대표팀 미디어 데이에서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앞서 대표팀은 오는 21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개인)에 출전해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이날 김 감독은 "선수들이 믿고 따라온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목표인 내년 파리올림픽 전까지 검증을 받아야 할 큰 대회가 아시안게임인데 현재 페이스로는 기대에 부응할 이바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회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선수들마다 각오들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배드민턴은 5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40년 만에 노 메달에 그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추진한 급격한 세대 교체의 후유증이 남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 배드민턴은 영광 재현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이 전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최고 권위 전영 오픈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역시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안세영은 올해 11개 대회 중 7개 대회를 석권했다.

여자 복식에서도 도쿄올림픽 동메딜을 합작한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 전영 오픈 정상에 올랐고, 최근 일본 오픈도 제패했다. 전영 오픈 준우승을 거둔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도 인도네시아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각각 세계 랭킹 3위와 2위다.

이밖에 혼합 복식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도 전영 오픈 준우승을 거뒀다. 서승재는 강민혁(삼성생명)과 나선 남자 복식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했고, 최솔규(요넥스)-김원호(삼성생명)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소희 등 선수들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오륜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소희 등 선수들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오륜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청난 훈련 덕분이다. 이날 김 감독은 "대표팀 선수와 코치진이 지옥 같은 스케줄을 치르고 있다"면서 "국제 대회가 없으면 국내 대회를 치르고 나머지 시간에는 선수촌 훈련을 하는데 집에 제대로 가본 적이 없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2017년 남자 단식 1위 손완호(인천국제공항)와 아직 신혼 중인 성지현 코치도 외박을 거의 하지 못한다. 김 감독은 "성 코치가 외박 얘기를 하길래 스케줄을 봤더니 11월까지 꽉 차 있더라"면서 "역대 몇 년 동안 제일 길게 입촌해 있는데 나는 선수들이 지치지 않게 영양 보충만 강구하고 잘 끌어갈 환경을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박 못 내보줘서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다시금 용서를 구했다.

이날 최고참인 김소영(31)이 대표로 민원을 제기했다. 김소영은 "감독님이 먼저 이실직고하셨다"면서 "열심히 감독님과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어 운동을 많이 하는 거는 상관이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주말이면 숨을 쉴 구멍을 좀 달라. 리프레시하고 돌아오고 싶다"고 간청했다. 김소영도 지난해 11월 장성호(인천국제공항)와 결혼한 바 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김소영(오른쪽)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소영과 여자 복식 한 조인 공희용. 연합뉴스배드민턴 국가대표 김소영(오른쪽)이 16일 오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소영과 여자 복식 한 조인 공희용. 연합뉴스

이에 김 감독은 본인의 사례를 들며 에둘러 선수단의 간절한 요청을 거부(?)했다. 김 감독은 "최근 일본, 호주 오픈을 가지 않아서 아내에게 '집에 간다'고 전화를 했더니 '왜 와?' 이런 반응을 보이더라"고 전했다. 이어 "가족도 당연지사로 당연지사로 받아들일 만큼 가정에도 무심할 만큼 훈련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기대도 크다. 김 감독은 "많은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메달 목표는 말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은 대한체육회의 압박도 많이 들어오는데 전 종목 메달을 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에 말을 아낀다"면서 "아시안게임은 단체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면 분명 개인전도 자동적으로 따라간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랭킹이 높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릴 것이고, 여자 단·복식과 남자 복식 모두 메달이 나올 수 있는 박스"라고 강조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노 메달의 눈물을 흘렸던 한국 배드민턴. 외박도 금지할 만큼 절치부심의 노력을 쏟아부으며 항저우에서 반등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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