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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제주와 부산 '찐팬'이 쓴 속 다른 두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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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제주의 역사·문화·자연 이야기
부동산 광풍에 신음하는 부산의 길 현장 답사기

블랙피쉬 제공 블랙피쉬 제공 

신비 섬 제주 유산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여행지로 부상한 제주. 한라산, 오름, 감귤, 해녀, 화산섬 등 제주에 대한 단편 지식을 벗어나 제주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주제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2천 년 제주의 시간을 담아낸 '신비 섬 제주 유산'이 출간됐다.

신생대 후기인 180만 년 전 바다에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섬 제주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독립국이었던 탐라는 신라시대까지 한반도의 나라들과 교류하며 삼국통일 이후 복속되지만, 신라보다 170년이나 더 자치국이자 독립국으로 살아남았다. 무려 100여 년간 실질적인 몽골의 지배하에 있었으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운동이자 항일운동으로 제주 해녀항쟁이 있었다는 사실. 제주의 수월봉이 '세계 화산학의 교과서'로 불린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까.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을 오가며 살아가는 반(半) 제주인 저자가 1년 52주 동안 매주 색다른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펼친다.

2월에는 제주 람사르 습지로, 메밀꽃이 피는 5월에는 메밀이 바꾼 제주 밥상 이야기로, 해녀항쟁이 있던 12월에는 역사 무대인 세화오일장으로 떠난다.

고진숙 지음ㅣ블랙피쉬ㅣ528쪽


호밀밭 제공 호밀밭 제공 

부산 백 년 길, 오 년의 삭제


부산을 둘러싼 바다, 그 바다가 주는 황홀한 경관을 사람들은 더 이상 자연이 주는 선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경치 좋은 곳을 선점해 건물을 올릴 것인가 골몰하기 바쁘다.

옛 마을의 역사가, 주민의 추억이, 죄 없는 자연이 가차 없이 허물어졌다. 그 자리에는 'OO동 마지막 오션뷰 아파트', '전 세대 오션뷰!'라고 으쓱대는 현수막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다.

'부산 백 년 길, 오 년의 삭제'는 도시 재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잡이로 굴을 뚫고, 다리를 놓고, 건물을 올리는 사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답사기다.

부산일보에서 기자와 논설위원을 거쳐 선임기자로 있는 저자 이준영이 기자로서 단련된 입체적 시각으로 조명해 낸 부산의 옛길을 탐방하며 필 끝을 부동산 개발에 스러져 가는 부산의 길로 겨눈다.

저자는 "그곳 어른들은 조망권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젊을 땐 어두운 새벽을 헤치고 일을 나가면 별을 보면서 퇴근하기 일쑤였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여유를 즐기는 자체가 사치였다. 그분들이 노년에 이르자 이제 고층 건물들이 그 전망을 독차지해 버렸다. 젊어서도 늙어서도 조망권은 언제나 남 몫이었다. '바다는 우리만 볼게'라는 부자들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고 썼다.

부동산 욕망에 불을 붙인 동해선 개통, 아파트 건설에 밀려난 '피란민의 성지', 잊힌 '조방과 사라지는 매축지마을, 개발 욕망에 스러지는 '근대기의 향기', 100년 길 훼손을 걱정한 4㎞ 여정, '40일 만에 만난 의문의 '삭제' 현장 등 저자가 직접 밟고 다닌 탐방로를 통해 부산의 부동산 광풍과 사라지는 길을 기록했다.

이준영 지음ㅣ호밀밭ㅣ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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