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 한국에서는 최근 서민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일본 스타벅스는 일찌감치 치매카페(Dementia 카페)를 운영하며 치매 환자와 그 가족, 봉사자, 지역 주민이 쉽게 모여서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이 치매 당사자나 그 가족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맞잡은 것이다.
고령자의 무임승차 폐지 논란이 시끌한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주변을 배회하는 치매 노인을 위한 '버스가 오지 않는 정류장'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 벤라트 지의 한 요양원이 치매 환자의 실종을 막기 위해 처음 개발한 이 정류장은 요양원을 뛰쳐나간 환자들이 본능적으로 가족을 만나려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치매 인구가 600만 명을 넘어선 일본이 독일 영국 등 유럽에 이어 도입한 아이디어다.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 일본. 65세 이상 인구가 약 30%에 달하고 그중 75세 넘는 초고령자들은 절반이 넘는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기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초저출산까지 겹쳐 2060년이면 인구 절반 가까이가 노인이 되어 국가소멸 위기설까지 들려오는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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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은 저자가 2017년 일본의 초고령사회 대응 시스템을 들여다 본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길을 찾다' 이후 당장 1년 앞으로 초고령사회가 다가온 한국에 비추어 원조 초고령 선진국 일본에서 고민하고 대응했던 시도들을 담았다.
저자는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크게 두 가지로 보았다. 먼저 중장년층과 젊은층의 가치관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다는 점, 그리고 고령화 정책과 기술이 현장 중심으로 발전하며 고령 친화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함께, 천천히'라는 키워드가 초고령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치매카페와 같은 모임이 생기고, AI택시와 같은 혁신적인 교통수단이 도입되면서 고령자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있다. 대형 마트에서는 고령자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인 '슬로 계산대'가 운영되며, 젊은이들은 고령자의 짝꿍 역할을 하면서 IT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니어 비즈니스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했고, '메디컬 피트니스'와 같이 건강과 피트니스를 결합한 새로운 건강수명 비즈니스도 등장했다.
고령화는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가 바뀌는 일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된 사회적 현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하면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 대한 고민과 시도를 전달하고자 한다.
김웅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7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