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석화업계…"장기 불황에 중동발 위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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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중국발 공급 확대로 불황 장기화
중동 확전 공포감 덮치면서 불확실성 고조
각 기업들, 위기감 속 근본 '체질 개선' 속도

연합뉴스연합뉴스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드리운 장기 불황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발 공급 확대의 여파로 업황이 좋지 않은데, 이번에는 중동지역의 확전 공포감이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각 기업들은 생존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변해야 산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기존 석화 부문을 대신할 사업 재편과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걸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습에 이스라엘이 재차 보복할 수 있다는 언급으로, 현실이 되면 중동지역의 확전 장기화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긴장감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안 그래도 장기 불황의 우려가 업계에 팽배한 상태에서 중동발 리스크마저 덮칠 경우 난관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석유화학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부분은 나프타 가격의 상승 여부다. 석유화학기업은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 석화제품을 생산하는데,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도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구조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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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산유량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나서면 1973년 오일쇼크 당시처럼 유가가 폭등하는 상황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이미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상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56억달러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수출액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저조한 실적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자급력을 높인 탓이 크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은 5174만톤으로 5년 만에 2배 넘게 뛰었다. 최근에는 경기 둔화로 자국 수요가 감소하자 남는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 확대로 국내 석화업계의 위기감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라며 "업계가 부진한 상황에 중동발 리스크로 원가마저 상승하면 실적은 지금보다 악화될 게 뻔하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안팎의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근본 체질부터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이고 있다.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각 기업들이 속도를 올리는 배경이다.

실제 LG화학은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된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석화사업 일부 지분의 매각도 추진중이다. 최근 첨단소재사업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역시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LG화학은 △친환경 △전지소재 △글로벌 신약 등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는 2030년 신성장 동력의 매출 목표는 40조원이다.

이밖에 롯데케미칼은 △스페셜티 제품군 △수소에너지·전지소재 △친환경·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사업을 육성하는 '2030 비전'을 추진중이다. 금호석유화학도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신성장 플랫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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