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윤창원 기자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이어 황우여 비대위원장 저격에 나선 가운데 대구 지역 의원들과는 별도로 오찬 회동을 갖는 등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홍 시장은 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 지역 의원들과 10일 오찬 회동을 갖는다. 지역구 의원들과 접점을 늘리며 세력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홍 시장은 총선 직후 대구 지역 당선인들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구애를 이어왔다. 대구 지역 한 당선인은 통화에서 "다른 의도는 없는 상견례 자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회동 당일은 9일 있을 당내 원내대표 경선 다음날이다. 이번 경선에는 대구·경북(TK) 출신 후보로 추경호(3선·대구 달성) 의원이 출마한다.
한편 홍 시장은 차기 대권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물론, 당 대표 선출 룰을 정하는 황우여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격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황진환 기자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당권을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을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니 참 가관이다"라고 썼다.
뒤이어 쓴 글에서도 "선출되지 않고 임명직에 불과한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인 비대위원장이 당헌·당규에 손대는 건 월권"이라며 "욕심부리지 마시고 선출된 당 대표에게 맡기고 정해진 당헌·당규대로 전당대회 관리만 신속히 하라"고 황 비대위원장을 직격했다.
황 비대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이르면 6월 말, 7월 초에 실시될 수 있나'는 질문에 "당헌당규상 최소한도 필요한 시간이 한 40일 정도 된다. 그러면 6월 말이면 5월 20일부터는 전당대회가 착수돼야 된다. 물리적으로 좀 어렵다"며 연기를 시사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에는 비판의 화살을 다시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로 돌렸다. 그는 "이번 당대표는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책임질 사람을 뽑는 선거"라며 "대선 경선 출마 예정자는 당권, 대권 분리 당헌상 2025년 9월 8일(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 자체가 부적절 하고 광역단체장 출마 예정자도 2026년 6월 지방선거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할 당대표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적었다. 황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연기론을 놓고 당 안팎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와 연관 짓는 해석이 나오면서 홍 시장이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지자 일부에서 출마를 요청하고 있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홍 시장으로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발판 삼아 대권에까지 도전하려는 듯한 상황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