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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택을 유도한다"…온라인 사기꾼 '다크패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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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도 다이어리 · 다크패턴의 비밀

새움 제공 새움 제공 "1418년 8월 11일, 아버지(태종)가 22살 아들에게 왕의 권력을 넘겼다. 그 아들이 나다."

스물두 살 청년 이도(李祹)가 아버지 태종으로부터 왕위를 물려 받으며 꺼낸 첫 마디다.

책 '이도 다이어리'는 조선의 제4대 임금인 세종 33년 재위기간 사관이 남긴 실록을 '역사적 사실'과 '사람의 감정' 두 축을 균형있게 다루며 세종 자신이 쓴 일기처럼 써내려간 33편의 이야기다.

"경연을 재개한다고 하니 변계량이 신이 났다. 내가 중국의 역사책인 '자치통감강목'을 공부하자고 하는데도, 변계량은 유학 책인 사서를 소리내서 읽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45쪽

"'새 문자를 만들겠다'라는 결심은 오래전에 했다. 그리고 수년 동안 계속된 여진족과의 혼란에서 장교급 군인들이 글자를 읽지 못해서 드러난 어이없는 작전 실수들을 지켜보면서, 한자를 대체할 쉬운 글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특히 군대 안에는 한자를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장교가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작전수행 능력이 형편없는 오합지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336쪽

태종의 뒤를 이은 조선의 왕 '이도'가 세상을 떠난 뒤에, 조선은 그를 세종이라 불렀다. 오늘날에는 '성군 세종대왕'이라고까지 더욱 높여졌다. 그렇게 세종은 넘을 수 없는 한국사람이 됐고, 역사책이나 박물관에서 만나는 위인으로 남겨졌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 '과연 세종 이도가 원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종 33년간의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문화는 물론 국가 통치 철학,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사상을 오늘날의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현대적인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한 참신함이 도드라지는 책이다.

김경묵 지음 | 새움 | 424쪽


어크로스 제공 어크로스 제공 
나도 모르는 새 구독료가 빠져나가고, 알림이 울리자 조급한 마음에 결제 버튼을 누른 적이 있는가. 처음 제시된 가격보다 최종 구매 가격이 더 비싸지지는 않았는가.

책 '다크패턴의 비밀'은 사용자경험(UX) 전문가인 저자가 온라인의 기만적 설계를 고발하고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더해 사용자가 빠져나올 수 없는 다크패턴의 비윤리적인 관행을 깊이 있게 파헤친다.

다크패턴이란 사용자의 자율성, 의사결정, 선택을 방해하거나 손상하도록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뜻한다. 사용자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기업들의 기만적 설계는 오프라인 매장에도 오래전부터 있었다. 검색대를 통과해 비행기를 타기 전 여행객들이 반드시 거치도록 만들어진 공항 쇼핑몰이 대표적인 예다.

라인 세계에서는 이런 조작이 더욱 손쉽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 소비생활에서 온라인 쇼핑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구독 경제, 비대면 금융거래 등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끊임없이 생겨나면서 다크패턴도 만연하고 있다.

2022년 유럽 의회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검토 대상 웹사이트와 앱의 97%에서 하나 이상의 다크패턴을 적용하고 있었으며, 2020년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영국·미국의 뉴스 및 잡지 웹사이트 300곳의 쿠키 동의 알림을 분석한 결과 99%가 다크패턴을 사용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저자 해리 브리그널은 2010년 '다크패턴'을 처음 정의해 공론화한 장본인이다. 이 책에서 그는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숙박 예약 사이트부터 대선 후보의 후원금 모금까지, 온라인 비즈니스가 트릭을 설계하고 사용자를 현혹하는 방법을 낱낱이 공개한다.

특히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고 편향된 사고와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행동과학과 인지과학 연구 결과가 눈부신 기술 발전과 결합하면서 어떻게 악용되는지 밝히고 있다. 또한 EU와 미국 등 선진국의 다크패턴 관련 법률까지 풍부하게 살펴보고 있어 2025년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다크패턴 규제가 중요한 사회·경제적 이슈로 떠오른 우리에게도 가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해리 브리그널 지음 | 심태은 옮김 | 새움 |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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