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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한번 더"…'소울라이크' 게임의 묘미[한겜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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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소프트웨어 '데몬즈 소울' 필두
음울한 분위기·불친절한 설명·스테이지 방식
플레이어 노력을 '배신 않는' 게임 방식
'P의 거짓'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데몬즈 소울(Demons Souls). 프롬 소프트웨어 홈페이지 캡처데몬즈 소울(Demons Souls). 프롬 소프트웨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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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DIED(넌 죽었어)"
 
어김없이 마주하게 되는 이 문장. 스테이지 처음으로 돌아가 몬스터들과 다시 싸워야 합니다. "이거 뭐, 도대체 어떻게 깨야하는 거야?" 생각이 든 당신, '소울라이크(Souls like)' 게임을 만나셨군요. 단순히 난이도가 높다고 '소울라이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철저한 설계로 난도 높은 전투에서 패배해도 다시 탐험과 사냥에 나설 수밖에 없는 '묘한 중독성'이 필수입니다.
 
'소울라이크'는 일본 프롬 소프트웨어가 출시한 '데몬즈 소울'로 시작되는 '소울시리즈'와 같은 고난도의 게임들을 칭하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액션 RPG(Role-Playing Game)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적과 싸워 캐릭터의 경험치를 높이는 거죠, '소울라이크' 게임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난도가 높지만, 비교적 선형화돼 있는 맵 구조와 캐릭터가 죽어서 다시 스테이지 처음으로 돌아가더라도 '근성'만 있다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소울라이크' 연대기…아름답고도 음울한 '필사즉생'

'데몬즈 소울(DEMONS SOULS)'은 프롬 소프트웨어가 2009년 출시한 게임입니다. '데몬즈 소울'이 바로 '소울라이크'의 기틀을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난도는 매우 높은 게임이지만 적을 상대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입니다.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지는 각 스테이지를 지나 최종 보스를 쓰러뜨려야 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은 몬스터들도 굉장히 강력하지만, 공격과 방어에 실패해서 죽게 돼 스테이지를 다시 시작해도 몬스터와 함정의 위치는 동일합니다.
 
'데몬즈 소울'의 성공 이후 프롬 소프트웨어는 2011년 역사적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다크 소울(DARK SOULS)'을 내놓습니다. '소울라이크'라는 말도 사실상 '다크 소울'이 완성했어요. 미지의 지역과 던전을 탐험하며 몬스터와의 긴장감 있는 전투가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사실상 게임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거의 생략돼 불친절하면서도 어둡고 투박한 고성을 배경으로 한 스테이지를 깨다 보면 어느새 아름다운 노을이 진 장엄한 배경을 맞이하게 됩니다. 게임 디렉터 미야자키 히데타카는 "나는 정말 플레이어가 '해냈어'라고 말하길 간절히 바랬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프롬 소프트웨어는 비슷한 듯 다른 '소울라이크' 시리즈를 연달아 내놓았습니다. '소울라이크' 중에서도 입문 장벽이 높은 게임으로 꼽히는 2015년 출시 '블러드본'은 무기의 조합과 개성을 강조했고요. 지난 2019년 출시된 '세키로'는 스토리, 게임성, 그래픽과 음악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어요. '소울라이크'의 음울한 분위기를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엘든 링'은 지난 2022년 출시돼 선형적인 맵 구조가 아닌 광활한 세계에서 이뤄지는 전투가 특징으로 꼽힙니다.
 

"죽어야 경험이 쌓인다"…왜 '소울라이크'인가

플레이어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게임의 '정직함'이 '소울라이크'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불친절한 스토리텔링으로 플레이어들은 직접 몬스터와 싸워 부딪히면서 '싸움의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죽더라도 체득한 '싸움의 기술'을 다시 똑같은 전투에 적용해 스테이지를 깨나갈 수 있다는 점이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자세로 다시 도전의 기세를 불러일으킵니다.
 
다크 소울(Dark Souls)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캡처다크 소울(Dark Souls)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캡처
프롬 소프트웨어가 선보인 '소울라이크' 시리즈는 사실상 '게임계의 반항아'이기도 합니다. 점점 더 쉽고 빠르게 스테이지를 깰 수 있는 게임으로 이용자들을 유혹하던 분위기를 거슬렀습니다.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을 타던 '소울라이크'가 대중화되면서 점점 더 고난이도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많아졌어요. 2019년에 출시한 '세키로'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천만 장 판매를 돌파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소울라이크'보다 난이도가 조금 더 낮은 게임은 '소울라이트(Souls lite)'라고 부르는 등 파생 용어까지 생겨났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울시리즈'와는 전혀 유사함이 없으면서 특징이 조금만 비슷해도 '소울라이크'라고 장르를 규정해 버리는 분위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이게 다 '소울라이크'의 인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겠죠.
 

국내산 '소울라이크'…인간이 되고싶은 '피노키오'

P의 거짓. 네오위즈 홈페이지 캡처P의 거짓. 네오위즈 홈페이지 캡처
위기에 빠진 크라트 시. 인형의 장인 '제페토'는 크라트 시를 구하기 위해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 바로 '피노키오'입니다. 우리가 읽었던 동화 속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지만, 게임 속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인간이 됩니다. 벨 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P의 거짓'은 위기를 맞은 크라트 시에서 인간이 되기 위한 피노키오의 모험을 다뤘습니다.
 
네오위즈에서 2023년 9월 출시한 'P의 거짓'이 '소울라이크'로 분류되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다크 판타지 분위기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을 수 있는 무기를 여러 방식으로 조합한다는 점. 최적의 무기 조합을 위해서 캐릭터의 탐험이 필수적이라는 점. 다양한 근거를 들어 'P의 거짓'이 잘 만들어진 '소울라이크'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202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국내산 'P의 거짓' 외에도 전 세계에서 '할로우 나이트'와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등 다양한 '소울라이크'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알아서 두기만 해도 스스로 공격하는 '방치형 게임'의 인기 속에서도 어쩌면 플레이어들은 도전해 볼 만한 '게임다운 게임'을 찾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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