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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감독도 박수' 그린카드 1호 주인공은 페퍼저축은행 이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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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이예림. KOVO 제공페퍼저축은행 이예림. KOVO 제공
한국 프로배구 역사상 첫 '그린카드'의 주인공이 나왔다.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이예림이 자신의 터치 아웃과 관련한 상대의 비디오 판독 직전, 반칙을 인정하면서 그린카드를 받았다.

이예림은 3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3차전 GS칼텍스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예림은 총 9점을 따내며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GS칼텍스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세트스코어 0 대 3(21-25 21-25 22-25)으로 졌다. 이로써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컵대회에서 1승도 기록하지 못한 채 3전 전패로 짐을 싸야 했다.

경기 결과와 관련 없이 이예림은 한국 프로배구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린카드를 받은 첫 번째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페퍼저축은행이 7 대 11로 뒤진 상황, 랠리를 주고받은 끝에 GS칼텍스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가 백어택을 시도했다.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때 이예림이 손을 들어 자신을 맞고 공이 나갔다고 전했다. 비디오 판독은 진행되지 않았고 GS칼텍스의 득점이 인정됐다.

이예림의 이실직고 덕분에 불필요한 판독 시간이 사라진 것. 이영택 감독도 박수로 이예림의 '양심 고백'에 화답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 제도를 도입했다. 불필요한 비디오 판독 시간을 단축하면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팀의 비디오 판독 신청 혹은 주심의 셀프 비디오 판독 요청 시 선수가 먼저 손을 들어 반칙을 인정하면 주심은 해당 선수에게 그린카드를 준다.

그린카드는 작년 7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첫선을 보였다. 가장 많이 그린카드를 받은 팀은 상금 3만 달러를 받았다.

블로킹하는 GS칼텍스 권민지와 오세연(오른쪽). KOVO 제공블로킹하는 GS칼텍스 권민지와 오세연(오른쪽). KOVO 제공
이 경기에서는 2호 그린카드 주인공도 나왔다. GS칼텍스 미들 블로커 오세연은 팀이 21 대 17로 앞선 2세트, 페퍼저축은행 박경현의 오픈 공격에 블로킹을 시도했다. 심판은 공격 범실 판정을 내렸으나 오세연은 터치 아웃을 고백했다.

그린카드 제도는 오는 10월 19일 시작하는 2024-2025 V리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그린카드의 누적 점수를 정규리그 시상 부분 내 페어플레이상의 선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지난달 28일 현대캐피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대회 남자부에서는 그린카드를 받은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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