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우승 확정 후 환호하는 교토국제고 선수들. 연합뉴스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머쥔 일본 교토국제고가 '제5회 불굴의 영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고(故) 최동원 투수의 투혼 정신을 가장 잘 실현한 단체에 주어진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6일 "학생 선수, 지도자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 교직원, 학부모, 재일교포 커뮤니티 등 전폭적인 지원과 헌신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아닌 '교토국제고'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 달 11일 BNK부산은행 대강당에서 열린다. 상금은 1천만 원이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8월 열린 제106회 일본 고시엔에서 우승을 차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8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와 연장 접전 끝에 2 대 1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교토국제고가 재일 한국계 민족 학교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 한국인 학생의 민족 교육을 위해 '교토조선중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2003년에는 현재 교명인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일본인 학생도 교토국제고에 입학할 수 있다. 교육은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 3개 언어로 이뤄진다.
대회 기간에는 교토국제고의 교가도 화제였다.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가사로 시작한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전에 학교 교가가 연주되고, 경기 후 승리 팀의 교가를 한 번 더 튼다. 이는 현지 방송인 NHK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 백승환 교장은 "최동원이라는 위대한 선수가 남긴 '나보다 팀이 먼저'라는 정신을 우리 학생 선수들이 잘 실천했기에 영광을 경험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시엔 우승만큼이나 '불굴의 영웅상' 수상이 학교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큰 자신감과 자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