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남극에 간 소설가 김금희 '나의 폴라 일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한겨레출판 제공 한겨레출판 제공 
"눈을 감지 않아도 언제든 불러낼 수 있는 대륙의 흰빛, 푸른빛, 살아 있는 펭귄과 고래의 매끈한 검은빛, 그리고 붉은 기지복을 입고 발맞추어 걸어주던 사람들의 빛. 그 모든 것을 품은 채 걷고 있으면 언제든 나는 나의 폴라 일지 속으로 들어갔다가 새로운 마음으로 한 발 걸을 수 있다. 그 재생과 순환에 대해 말해주기 위해 이 지구라는 행성에는 남극이 있다."

세상의 끝에서 마주한 자연의 경이로움을 투명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풀어낸 '나의 폴라 일지'는 소설가인 저자가 세상의 끝 남극으로 떠난 이야기다. 그에게 남극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인간과 그것이 만들어낸 문명이 없는 자연 속에서 나는 압도적인 경이로움을 느끼고 싶었다"면서 "잠시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오래 머무르며 인간종種으로서 작고 단순하고 겸손해지는 과정을 겪어보기를 원했다"고 말한다.  

남극을 밟은 저자는 곧 세상의 인위적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곳에서 곧 '평화로움'을 떠올린다.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린 끝에 극지연구소인 세종연구소 취재허가를 받아낸 저자는 감격한다. 단순히 먼 대륙이 아니라 가깝게 연결된 지구고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중요한 공간이며, 결국 함께 써내려갈 미래의 기록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내 일상적 선택들이 일으킬 변화에 대한 예민한 자각들만이, 행성으로서의 지구와 한 종으로서 인간과의 긴밀한 연결감만이 앞으로 도래할 위기들을 헤쳐나갈 전략이 될 것임을 깨닫는다.

한국이 주도해 제정한 최초의 남극특별보호구역, 아스파인 펭귄 마을을 방문하고 세종 기지 안의 일상과 대기, 식생, 과학 등 다양한 연구분야를 경험한다. 극지에서의 삶 속에서 휴머니티를 확인하고 낙극 대륙의 '자연성'에 탄복하기도 한다.

남극 고래를 만나고 중국 장성기지 등 이웃 나라들의 연구자들과 친목을 다지면서 '인간'보다 대륙 자체의 '자연성'이 앞서며 그 안에서 인간은 모두 다를 것 없는 종이라는, 공존을 바탕으로 한 '남극의 우정'을 미래에 대한 새로운 힌트로 받아들인다.

거대한 자연의 질서를 깨달아가는 남극에서의 여정을 연구자나 탐험가의 시선이 아닌, 자연의 일부로서 담아낸다.

김금희 지음 | 한겨레출판 | 320쪽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