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준강간치상 혐의로 피소된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2018년 안 전 충남지사(오른쪽)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비판했던 발언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윤창원 기자2015년 준강간치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2018년 발언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향한 장 전 의원의 맹비난이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시점인 2015년과 불과 몇 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7일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장 전 의원의 2018년 발언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미투' 폭로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수석대변인이었던 장 전 의원은 그해 3월 논평을 내고 "수행비서를 성폭행 해 왔던 안희정 지사의 이중성을 떠올리니 역겨워서 말을 못할 지경"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안 전 지사의) 변명도 무척 부적절하다"면서 "피해자 수행비서의 눈물의 폭로를 듣고 있자니 안 지사는 참 나쁜 사람"이라고도 했다.
자신의 수행비서를 수개월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는 결국 2019년 징역 3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2022년 만기 출소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5년 11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비서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윤창원 기자그러나 최근 장 전 의원도 과거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발언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4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장 전 의원은 2015년 11월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자신의 비서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가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확보해 분석 중으로, "그렇게 가 버리면 내 마음은 어떡하느냐", "어디 있는지라도 말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장 전 의원이 논평을 낸 시기가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시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장 전 의원의 과거 논평과 이번 성폭행 의혹 보도를 나란히 게재하면서 "2015년 비서 성폭행해놓고, 2018년 안희정 역겹다고 한건가?"고 썼다.
장 전 의원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고소인의 고소 내용은 거짓"이라며 "무려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을 거론하면서 이와 같은 고소가 갑작스럽게 제기된 데는 어떠한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창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장 전 의원은 성폭력 사건에 누구보다 서릿발 같은 조치를 공언해왔다"면서 "그간의 발언과 행보가 진심이었다면 스스로가 공언해 온 정치적·도덕적 책임에 충실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준강간치상 혐의로 입건된 장 전 의원에게 출석 요구를 했으며, 조사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