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엔터테인먼트 이용학 대표. SNS 캡처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의 모친 등이 143엔터테인먼트 이용학 대표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폭로했다.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이 대표의 소속 아이돌 강제추행 고소 기자회견에는 가은의 어머니, 문효정 변호사, 허유정 전 143엔터 A&R 팀장,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 김영민 한빛미디어 인권센터센터장, 이민경 정치를하는엄마들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가은의 어머니는 "가벼운 스킨십이었던 신체 접촉들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욱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아이는 '이제 내 몸을 그만 터치하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아이를 무시하며 업무상 지속적인 불이익과 부당한 대우를 이어갔다"라고 주장했다.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제 아이는 상상도 못 할 일을 겪어야 했다"라며 "그럼에도 아이는 계속 활동을 이어가길 원했고,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물러나기는커녕 스케줄 하나하나에 간섭했고, 휘파람을 불며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아이는 귀에 휘파람 소리가 맴돈다며 눈물을 흘리고, 미칠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 상황이 너무 가혹했고 아이는 결국 무너졌다"라고 호소했다.
JTBC '사건반장' 방송으로 강제추행 의혹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입장문을 올리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가은의 어머니는 "꿈과 미래를 위해 조용히 끝내려고 했는데 방송으로 나오니까 아이가 두려움에 떨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 아버지가 소속사 대표를 만났다"라며 "이 대표는 회사에서 입장문을 낼 테니 아이에게 SNS로 '좋아요'를 누르라고 했다. 아이는 그 얘기까지 들어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입장문도 올려달라고 하더라. 그들이 보내온 거짓투성이 입장문을 받았을 때 눈물이 났다"라고 했다.
또 "입장문을 올리지 못하겠다고 했더니 대표의 태도가 달라졌다.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회사에 걸었던 아이가 이제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막막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 합의금이라도 달라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국 이는 이 대표의 거절로 불발됐다. 가은의 어머니는 "더 할 말이 없다고 하니까 이 대표는 '가은이가 다칠텐데 괜찮겠냐'며 협박했다. 그러다 아무 연락도 없이 아이의 메이딘 탈퇴 기사가 나왔고, 전속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기사도 함께 올라왔다. 아이의 꿈과 삶은 사라졌다"라고 눈물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이용학 대표가 본인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각서와 녹취록도 공개됐다.
그가 작성한 각서에는 '본인 이용학은 걸그룹 피해자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향후 143엔터와 관련한 계약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며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관계에 있어 피해자에게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멤버들 부모와 이 대표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녹취록 역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한 행동은 범죄 아니냐"라고 따져 묻자 이 대표가 "죄송하다"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허유정 전 143엔터 A&R 팀장도 평상시 이용학 대표의 문제적 행동을 지적, 가은 측에 힘을 보탰다.
허 전 팀장은 이 대표가 공공연하게 멤버들을 차별 대우했으며 이로 인해 멤버들이 상처를 받거나, 때로는 이 대표가 나서서 멤버들을 이간질하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 월급이 밀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예뻐하는 고등학생 멤버에게 고가 브랜드 가방을 선물하는 행태를 보다가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이 대표가 하는 행동은 언뜻 내가 널 예뻐한다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연습생들을 서로 경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저는 수차례 이용학 대표에게 연습생들을 따로 부르지 말 것, 차별하지 말 것, 가급적 저를 거쳐서 조율할 것 등을 요청했지만 변화는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가은이가 팀 내에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가은이는 자주 충돌하던 연습생들을 늘 중간에서 조율하려 애썼다. 과거에도 직원들 월급 밀리면서 고가 브랜드 가방을 선물하는 일이 있었고, 여러 학부모에게 몇 천만원에서 억 단위의 현금을 받기도 했다. 강제추행을 하거나 '사랑한다' '소원 들어달라'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증언도 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어 확보했다"라며 추가 피해자가 있음을 내비쳤다.
가은 측은 가은을 특정할 수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고, 피해자에 대한 소속사 '2차 가해'를 그대로 보도한 '사건반장'에 대해서도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검토 중이다. 남자친구 초대 등 의혹과 관련해서도 "10월 5일 진행된 일본 콘서트 첫날에 다른 일본인 멤버의 일본인 친구들까지 6명이 숙소에서 잠시 모임을 가졌던 일이며 대표가 목격한 것도 아니다. 뒤늦게 전해 듣고 그중에 남성이 있었다는 이유로 트집을 잡은 상황"이라고 정확히 해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소속 그룹 메이딘 멤버 가은을 강제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 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해왔지만 이달 가은 측 법률대리인은 강제추행 혐의로 이 대표를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법률대리인은 "이용학 대표는 현재 피의자 신분이며 조만간 경찰 출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핵심은 흔히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라고 불리는, 소속사 대표가 피해자 의사에 반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사건 후 여러 차례 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그룹 활동이 간절한 것을 이용해 계속 입장을 번복하고 급기야 범행을 부인하고 위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