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마트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2189억원과 영업이익 1539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38.2% 급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인사(人事)' 전략이 이번 1분기 실적 개선의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첫 신호탄은 이마트 대표를 '재무통'으로 교체한 것이다.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승진 이후 첫 번째 사장 승진 대상자로 이마트 한채양 대표이사를 선택했다. 그에게 수익성 개선을 핵심 과제로 부여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규모는 큰 데 반해 마진은 적고, 현금흐름이 치열하게 돌아가는 유통업 구조상 재무제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과잉재고·부진재고는 곧 부채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재무 관리는 필수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한 대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인력효율화를 진행했다. 정 회장도 비상 경영체제를 가동해 실적이 부진한 건설과 이커머스 계열사 대표들을 교체했다.
당장의 반등이 시급했던 만큼 수익성 중심 경영에도 주력했다. 정 회장은 저마진 다점포 전략 대신 고효율 점포를 확대했다. 슈퍼마켓 '에브리데이'를 이마트와 합병했고, 노브랜드와 트레이더스 등 할인점에 집중하는 등, 신사업보다 당장 수익이 나는 곳에 우선적으로 투자했다.
선택과 집중 과정을 거친 뒤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 기존 이마트는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슈퍼마켓, 온라인 등 업태별로 각각 따로 매입을 진행해왔다. 이것을 통합매입 체계로 전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고, 개선된 원가 절감분은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정 회장 개인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과거 종종 논란을 빚었던 SNS 활동을 멈췄고, 골프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그룹과 계열사의 경영 현안을 직접 챙겼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를 연결하는 등 통상 외교 역할도 자처했다.
지난 2월에는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잔여 지분 10%를 모두 매입해 지분 승계 작업을 일단락 지었다. 증여 대신 약 1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매수 방식을 택함으로써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점포 방문객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핵심 성과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내실 있는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