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은행이 이번주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을 내놓는다.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저성장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한국은행까지 0%대 성장률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9일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와 물가 예상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가 2월 전망에서 1.5%로 내려잡았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2월 전망치(+0.2%)보다 크게 낮은 -0.246%를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1분기 역성장과 미국의 관세 영향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0%대 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에서 미국의 관세정책 등을 언급하며 성장률 대폭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한은까지 0%대 성장률을 제시해 저성장을 공식화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지난달 IMF(국제통화기금)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0%로 하향조정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KDI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월 1.6%에서 0.8%로 내렸고,금융연구원도 기존 2.0%에서 이달 초 0.8%로 하향조정했다.
해외IB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다. 씨티는 기존 0.8%에서 0.6%로 하향조정했고, JP모건은 0.7%에서 0.5%로 낮춰잡았다. HSBC는 기존 1.4%에서 0.7%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5%에서 0.8%로 각각 내렸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1% 내외에서 근소한 차이의 전망치를 제시했다.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0.8%를 제시한 반면,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를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한은은 오는 29일 경제전망 발표와 함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도 열어 5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 연준의 통화완화 속도 조절과 함께 국내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대내외 불안정성은 지속되고 있다.그러나 물가와 가계부채가 곧 안정될 것이란 진단 등을 토대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함께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 살리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과거 말씀드린 것보다 (5월)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은의 금리 인하 횟수가 당초 예상보다 늘고, 인하 폭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하 횟수는 당초 올해 2월과 5월, 상반기 두 차례 인하로 올해 통화완화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현재는 하반기 인하를 포함해 '연내 3회 이상' 관측이 유력하다.
한은이 '5월 경제전망'에서 성장 전망치를 크게 낮출 경우 현재 2.75%인 금리를 연말 2.00%까지 낮추고, 성장 전망이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면 2.25%까지 인하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경기 부양을 위해 '빅컷'(0.5%p 인하)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 횟수와 빅컷 여부도)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