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왼쪽)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 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간 단일화가 '투표용지 인쇄 전'이라는 1차 시한은 지났지만, 두 후보 지지율 동반상승으로 인해 관심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시종일관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3차 토론 직후, 사전투표 직전'을 마지막 시한으로 보고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시너지 기대감 up…2030 이준석+6070 김문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5일 충남 보령시 대천역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는 25일 충남 공주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속 한 뿌리였으니 노력하겠다"며 이준석 후보에 대한 구애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두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를 앞서기 시작한 것은 물론, 이준석 후보가 김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듯한 양상이 이어져서다.
CBS노컷뉴스가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전국 정치 현안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47.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주 같은 조사(49.2%)보다 1.9%p 하락한 수치다.
반면 김 후보는 39.6%, 이준석 후보는 9.6%를 각각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지율을 단순 합계하면 49.2%로 이재명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해당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6%P 하락해 45%를, 김문수·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7%P와 2%P 상승해 36%와 10%로 조사됐다.
오차범위 내에서 김 후보·이준석 후보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를 넘기 시작한 만큼 단일화 명분에 힘이 붙게 된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는 해당 조사에서 이준석 후보의 2030 세대 지지율이 유난히 높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18~29세 응답자 중 29%는 이준석 후보를 지지했다. 이재명 후보는 31%, 김 후보는 18%였다. 30대 응답자를 보더라도 이준석 후보 17%, 김 후보 23% 이재명 후보 47%였다. 40대 미만에서는 김 후보 대비 이준석 후보의 경쟁력이 상당 부분 입증된 셈이다.
아울러 무당층에서도 이준석 후보(19%)는 김 후보(14%)보다 5%p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론상으로는 60대 이상에서 강점이 있는 김 후보와 단일화 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다.
보수진영 후보들의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를 소폭이나마 넘어선 것에도 고무된 기색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보수 진영 파이가 커진 것이고, 보수적으로 해석해도 우리 지지자들이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지표"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준석 후보 측에서는 이같은 해석을 경계한다. 이 후보 지지율의 상당 부분은 진보 진영에 기운 중도층인 만큼 단일화 효과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유지하고 있다.
이준석 버티는 동안…단일화 파이 키우려는 김문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이준석 후보가 버티는 것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끝까지 완주해서 본인의 존재감은 물론 '언행일치' 이미지를 가져가려 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대선후보 토론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뒤 몸값을 최대로 높이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국민의힘 내부 중론이다.
이준석 후보가 오는 27일로 예정된 3차 정치 분야 TV토론회에서 존재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사전투표 직전에 극적으로 단일화에 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한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단일화 1차 마지노선으로 거론됐던 24일은 넘겼지만 극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긍정론도 작지 않다. 아울러 이준석 후보가 토론회에서 김 후보 대신 전투력을 십분 발휘해 이재명 후보에 생채기를 낸다면 다같이 '윈윈' 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감지된다.
하지만 개혁신당에서는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준석 후보는 "부정선거에 대해서 의견 비슷했던 세 후보, 황교안·김문수·이재명은 단일화해도 좋다"고 비꼬았다. 이들 후보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단일화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완고히 유지한 것이다.
이같은 반응에도 국민의힘이 기대감을 접지 않는 이유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준석 후보의 성장 가능성이 꼽힌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뭉치면 이길 수 있었는데 흩어져서 죽었다'는 욕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이준석 후보에겐 부담이 될 테지만, 무엇보다 대선이 끝난 뒤 개혁신당이 '보수의 본진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한 정당 내에서 주류 계파는 끊임없이 바뀌어왔지만 소수당이 다수당을 대체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후보가 보수 진영 내 패권을 움켜쥐기 위해서라도 결국엔 단일화에 응해 복귀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논리다. 현재의 국민의힘내 구도를 보면 대선 뒤 친윤(친윤석열)계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개혁신당으로 이합집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는 단일화 파이를 키우는 것에도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상임고문과도 지난 주말 사이 통화하는 등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행보에는 이재명 후보가 이른바 '내란 빅텐트론'을 띄우며 보수 진영 단일화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려고 하는 만큼 이를 희석시켜보겠다는 속셈도 녹아있다. 또 과거 보수 진영 인사들이 이재명 후보에게로 몰린 만큼 김 후보로서는 이를 만회할 계기가 필요한 측면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단일화에 대해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의 아류다. 토론에서도 말했듯이 '내란 단일화'를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두 후보간 단일화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