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제공 '나'를 향한 가장 내밀하고도 사나운 여정이 책으로 기록됐다. 배우 박정민이 대표로 있는 독립출판사 '무제'에서 1980년대생 세 여성 작가의 에세이 '사나운 독립'을 출간했다.
이 책은 최지현, 서평강, 문유림 세 작가가 각각 자신의 삶과 기억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로,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예리한 언어로 그려낸다. 책에는 여성으로서, 딸로서, 엄마로서, 작가로서 살아온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최지현은 '남자 없는 여자들'이라는 가족 서사를 통해, 외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자신으로 이어지는 장녀의 계보를 되짚는다. 관계의 결핍과 과잉을 통과해 자신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찬찬히 성찰한다. 서평강은 죽음을 앞둔 엄마와의 이별 기록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교차하며 사랑과 용서의 의미를 탐색한다. 문유림은 '집'을 찾는 여정을 통해, 사랑과 상실, 그리고 기억이 어떻게 나를 지탱하는지 사유하며 써 내려간다.
이 책은 각기 다른 세 여성의 이야기는 삶과 관계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하며,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독립과 자아를 돌아보게 한다.
최지현·서평강·문유림 지음 | 무제 | 440쪽
민음사 제공
북유럽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나야 마리 아이트의 장편소설 '어두움의 연습'은 2020년 덴마크 한림원 대상과 2022년 한림원 북유럽상(일명 '작은 노벨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삶의 가장 어두운 구역을 통과하며 인간 내면의 회복과 연대를 탐색하는 깊은 성찰의 이야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어두움의 연습' 은 폭력과 상실, 죄책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한 중년 여성이 주인공이다. 57세 여성은 아파트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어두움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아버지의 폭력, 가족의 죽음, 과거의 외상은 그녀에게 평생에 걸쳐 그림자로 남았고,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무력감과 두려움으로 남아 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PTSD 상담자와의 만남, 이웃과 친구들의 소소한 연대 속에서 서서히 '어두움 밖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조용하면서도 힘 있게 그린다. 책은 한 여성이 다섯 계절을 거치며 어둠을 지나 다시 햇빛 속으로 돌아오는 내면의 여정을 따라간다.
삶의 무게와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응시하는 이 작품은, 폭력과 트라우마, 상실을 겪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넨다.
나야 마리 아이트 지음 |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