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영국 로열발레'더 퍼스트 갈라' 무대에 오르는 퍼스트 솔리스트 전준혁. LG아트센터 제공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함께 유럽 양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영국 로열 발레단이 20년 만에 내한해 오는 4~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갈라쇼를 선보인다.
로열 발레는 1931년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의 발레리나였던 니네트 드 발루아가 창단한 발레단이다. 짧은 역사에도 프레데릭 애슈턴, 케네스 맥밀란, 웨인 맥그리거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이 거쳐 가며 최정상급 발레단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레데릭 애쉬튼의 '백조의 호수', 케네스 맥밀란의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 등과 뮤지컬과 발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크리스토퍼 휠든의 '애프터 더 레인' 등 로열 발레의 실험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작품 10여 편을 선보인다. 로열 발레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약 중인 조슈아 융커의 신작도 세계 최초로 공연한다.
당초 예정됐던 웨인 맥그리거의 '크로마'는 무용수의 부상으로 공연 목록에서 빠지게 됐다.
2012년부터 이 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케빈 오헤어 예술감독은 2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은 레퍼토리를 한 데 아우르는 일종의 '스냅샷(snapshot)'이라 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오늘날의 로열 발레를 선보이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 로열 발레에게 굉장히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오헤어 감독은 "해외 공연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올해는 시즌 막바지 해외 공연을 한국에서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로열 발레의 해외 순회공연은 1년에 1~2개 도시에서 진행될 정도로 드물다. 올해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뿐이며, 내한 공연은 2005년 '신데렐라'와 '마농' 이후 처음이다.
오헤어 감독은 "로열 발레의 굉장히 특별한 점 중 하나는 다국적 무용수들이 활동하는 단체라는 것"이라며 "한국 무용수들이 모국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영국 로열 발레단의 케빈 오헤어 예술감독, 수석무용수 바딤 문타기로프와 후미 가네코, 퍼스트 솔로이스트 최유희와 전준혁(왼쪽부터). LG아트센터 제공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로열 발레의 대표작들과 현대적인 작품들이 고르게 들어 있기 때문에 로열 발레가 어떤 행보를 걷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기에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엔 세계적 발레리나 나탈리아 오시포바, 영화 '캣츠'의 주역이었던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바딤 문타기로프, 후미 가네코 등 수석무용수를 비롯해 모두 22명의 무용수가 참여한다. 퍼스트 솔로이스트(수석 무용수와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바로 아래 등급) 최유희, 전준혁 등 한국인 무용수 4명도 함께한다.
"개인적인 견해인데 지금 로열 발레가 세계에서 가장 발레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그들을 보면서 그냥 항상 감사합니다."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활동 중인 발레리노 전준혁은 발레단의 강점을 이렇게 꼽았다.
2014년 동양인 최초로 로열 발레 스쿨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그는 2017년 로열 발레에 정식 입단한 이후 지난해 퍼스트 솔로이스트까지 초고속 승급했다.
전준혁은 "(단원 간에) 일을 하는 태도나 발레를 대하는 자세에서 서로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준다"며 "저희 발레단 주역들이 하는 공연을 보면서 감동해 무대 옆에서 울기도 한다.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너무 멋있어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 무대에 오르는 발레리나 최유희. LG아트센터 제공 "20년 전 한국에서 공연을 했을 때도 함께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무대가 제게 특별한 이유는 둘째를 낳고 처음으로 돌아온 복귀작이기 때문이에요. 두 아이들과 이곳 서울에서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한국인 최초로 로열 발레에 입단한 발레리나 최유희도 이번 무대에 선다. 재일교포 4세인 최유희는 2003년 입단했고 2008년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승급해 활동중이다.
최유희는 "늘 믿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로열 발레가 가진 어마어마한 역사"라며 "저와 같이 아이를 기르는 엄마도 활동하도록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케빈의 정책도 와 닿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수석 무용수 바딤 문타기로프는 "로열 발레의 가장 큰 매력은 제게 늘 끊임없이 도전 과제를 제공하는 레퍼토리"라며 "매 시즌 두세번씩 몇 차례에 걸쳐 도전 과제에 직면하는 경험을 한다. 새로운 배움의 과정을 경험한다는 것이 저를 추동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바딤 문타기로프와 '해적' 2인무로 호흡을 맞추는 후미 가네코는 "한국에서 공연하는 게 처음이라 큰 기대감을 갖고 매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로열 발레 수석 무용수 나탈리아 오시포바가 '지젤'을 연기하는 모습. LG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