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가 6일 자신의 은퇴식 열린 kt와 홈 경기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두산이 의미 있는 연승을 거뒀다. '곰 군단'의 왕조 시대를 이끌며 천재 유격수로 불린 김재호(40)의 은퇴식에 또 다른 구단 레전드 후보 양의지(38), 김재환(37)이 홈런으로 역전승을 이끌며 선배를 기렸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와 홈 경기에서 8 대 7로 이겼다. 주말 2연승으로 기분 좋게 휴식일을 맞게 됐다.
이날은 두산에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200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1년 동안 뛴 김재호의 은퇴식이 경기 후 예정됐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통산 1793경기 타율 2할7푼2리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을 기록했다. 구단 역대 최다 경기 출장, 두산 유격수 최다 안타와 타점, 홈런 기록을 보유했다.
특히 김재호는 두산 왕조 시대의 주전 유격수였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이 7년 연속 한국 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거둘 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김재호는 이날 경기 전 가족들과 시구, 시타를 맡았다. 또 사실상 올 시즌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이날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1군에 올라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팬들에게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재호가 6일 kt와 홈 경기에서 1회초 2사 뒤 후배 박준순에게 유니폼을 물려주는 모습. 두산 베어스1회초 2사에서 김재호는 현역 시절 등번호 52번을 물려받은 1순위 신인 박준순과 교체되며 직접 유니폼을 물려주는 세리머니도 펼쳤다. 이후 김재호는 경기 후 진행될 자신의 은퇴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두산은 6회초까지 2 대 5로 끌려가 자칫 패배한 가운데 김재호의 은퇴식이 치러질 판이었다.
선수들은 그러나 선배를 위해 힘을 냈다. 6회말 양의지가 1점 홈런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고, 3 대 6으로 뒤진 8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다시 좌전 적시타로 점수 차를 2점으로 좁혔다.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날린 김재환. 두산이어 김재호와 이름이 비슷한 김재환이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진 무사 1, 2루에서 kt 필승조 주권의 2구째 시속 144km 싱커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는 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7 대 6 리드를 만든 통렬한 역전 3점 홈런이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김재호의 등번호를 받은 박준순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하고 오명진의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강승호의 병살타 때 1점을 더 보탰다.
지난해 신인왕 김택연은 3연전에 모두 등판해 이날 9회 1점을 내줬지만 시즌 14세이브째를 따냈다. 8회 1이닝 1실점한 박치국이 시즌 2승째를 따냈다.
김재호(가운데)가 6일 역전승 뒤 펼쳐진 은퇴식에서 후배 양의지(왼쪽), 최원준으로부터 선물과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한 모습. 두산김재호는 후배들이 이룬 짜릿한 역전 드라마 속에 환하게 웃으며 은퇴식을 치렀다. 김재호는 구단을 통해 "52번 유니폼은 내게도 큰 의미"라면서 "이 등번호를 달고 주전으로 도약해 우승을 이루는 등 각별하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준순, 이유찬, 오명진 등 후배들이 모두 두산 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재호는 야구 해설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제2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