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 19개 부처 장관 인선이 완료됐다.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입각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장관 후보자 절반 가까이 현역 의원들이 차지하면서 사실상 내각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38일 만에 조각이 마무리된 것인데, 전임 정부와 비교하면 빠른 편이다.
이재명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취임 55일 만에 조각을 완료했다. 인수위를 거쳐 출범한 최근 정부들을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는 36일, 박근혜 정부 52일, 이명박 정부 18일 만에 내각 지명을 완료했다.
이재명 정부 첫 조각 키워드는 후보자의 경험과 전문성, 속도감 있는 일처리 능력을 강조하는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던 문재인 정부와 다르게 이재명 정부는 실무능력과 국민 통합 관점에서 후보자를 검증하고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행정 연속성과 부처 장악력이 필요한 부처에는 관료 출신을 주로 배치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조현 전 차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발탁됐다.
경제 관련 부처에는 외부에서 영입된 기업인들을 중용하면서 성과 내기에 주력하려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지빌리티 사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등이 지명됐다.
특히 최 후보자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하정우 AI미래수석 등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연이어 기용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노조 출신과 전임 정부 인사를 기용하며 내각 다변화에 나선 점도 눈길을 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임됐고,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후보자가 지명됐다.
초대 내각에 현역 의원들이 전면 배치되면서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인 만큼 좁은 인재풀을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현역 의원은 8명으로 윤 정부(4명) 때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장관 후보자 외에 김민석 국무총리도 현역 의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저녁 식사를 위해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을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우리도 인수위가 있어 사람들을 충분히 봤다면 좀 더 여유로운 공간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수위 없이 시작하는 정부에서 빠르게 업무에 호흡을 맞춰왔던 분들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불가피한 선택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주부터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리는 만큼 대통령실은 검증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무수석실 산하에 인사청문회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강 실장은 "대통령실에서 청문 사안과 검증한 사안을 여러 가지를 종합해 검토하고, 국민들의 여론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중심으로 야권의 총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지명 유지' 입장을 유지하며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를 둘러싼 제자 논문 표절 의혹, 강 후보자에게 제기된 보좌진 갑질 의혹 등은 대통령실 내부 검증 과정에서 이미 문제 소지가 없다고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