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휴학에 들어갔던 의대생들이 전격 복귀를 선언했다. 집단 휴학한 이들이 전원 복귀 의사를 밝힌 건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다만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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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복귀, 학사 유연화 등 추가 조치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의과대학 학생들이 17개월 만에 전원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1년 5개월간의 동맹 휴학 끝에 나온 결정이지만, 구체적인 복귀 일정과 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실질적인 교육 정상화까지는 추가 협의가 필요할 전망입니다.
지난 1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생 전원 복귀를 발표했습니다.
이선우 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체계가 정상화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시작된 동맹 휴학으로부터 509일 만의 복귀 선언입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확정 짓진 않았습니다. 그는 "며칠 자로 저희가 복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의대생 복귀에 학사 유연화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방학이나 계절 학기 수업 등이 있는데 그러한 시간을 모두 이용해서 교육의 질적 하락이나 총량의 감소 없이 교육을 받겠다는 의지"라며 특혜와는 다른 입장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미 복귀한 의대생들을) 다른 학년으로 올려보내게 되면 영영 친구 관계로 돌아갈 수가 없다"며 "의과대학의 특성상 병원에서 수련도 같이 계속해야 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화해하고 융합해야 되는 친구들이다"고 뒤처진 교육에 대해서 방학, 계절학기 등으로 충족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왼쪽부터),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의대생들의 복귀 결정 시점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그동안 제시한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복귀하지 않다가, 유급과 제적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교육부가 5월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과대학 재학생 1만9475명 중 유급 예정 인원은 8305명(42.6%), 제적 예정 인원은 46명(0.2%)으로 나타났습니다.
유급 대상자를 학년별로 살펴보면 예과생은 2455명(예과 1학년 중 25학번 1241명, 24학번 이상 385명, 예과 2학년 829명), 본과생은 5850명(본과 1학년 1665명, 2학년 1287명, 3학년 1499명, 4학년 1399명)입니다.
예과 과정에 유급이 없는 대학의 경우 2025학년도 1학기 이후 확정될 성적경고 예상 인원은 3027명(15.5%), 1학기 등록(복학) 시 1개 과목만 수강신청한 인원은 1389명(7.1%)으로, 실제 1학기 수업 참여 가능 인원은 최대 6708명(34.4%)에 그칠 것으로 추산됩니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 24·25·26학번이 같이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을 피하려면 '7월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세 학년이 겹칠 경우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학생 간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의대에 게시된 2025학년도 1학기 시간표. 연합뉴스앞서 의대협은 지난 7일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이달 중순 복귀할 테니 1년치 교육을 30주 안에 이수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2학기 복귀도 간단치 않습니다. 의대는 1년 단위 학사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1학기 유급자는 2학기 복학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의대생들이 복귀를 선언했지만 이미 수업이 상당 기간 진행된 만큼 수업의 질 확보도 쉽지 않습니다. 교양과목을 여럿 듣는 의대 1·2학년인 예과생과 달리 본과생은 연간 40주 이상 전문수업을 이수해야합니다. 학년 중간에 수업 참여가 이뤄질 경우 사실상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의대생들의 복귀는 언제나 환영한다"면서도 "학사 유연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도 그동안 의대생들이 요구하는 학사 유연화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의 복귀 선언으로 의료계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실질적인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 대학, 학생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복귀 선언한 의대생들을 위해 학사 유연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이미 복귀한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문제가 있다는 의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투표 참여는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