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이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결승 대국에서 승리를 확정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넘을 수 없는 벽인가?' 신진서 9단이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반상(盤上)의 제왕'임을 입증하고 있다.
대한민국 바둑 랭킹 1위이자, 세계 1인자인 신 9단은 1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결승 대국에서 박정환 9단에게 승리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국내 대회 최고 우승상금(7500만원)을 획득했다.
이날 승리로 신 9단은 2012년 프로 입단 후 개인 통산 41번째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 입단 13년차인 것을 감안할 때 한 해 평균 3.15개의 챔피언 자리에 오른 셈이다.
박 9단은 한국 랭킹 2위의 강자로, 이번 대국은 랭킹 1·2위간 '신·박 대전'이라 불리며 관심을 끌었다. 신 9단은 이날 대회 결승 3번기 2국에서 박 9단에게 15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신 9단은 대국 초반부터 앞서 나가면서 상변과 좌변의 약한 돌들을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박 9단의 대마를 잡아내며 완승을 거뒀다. 그는 앞서 5일 열린 1국에서도 백을 잡고 148수 끝에 불계승을 거두는 등 두 판 모두 완승에 가까운 내용으로 결승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신 9단은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정환 선수와의 대결은 끝까지 긴장하게 된다"며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 잠깐 연구한 모양이 대국 초반에 나와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마지막에는 초조했지만 대마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신진서 9단(사진 오른쪽)이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에서 박정환 9단과 결승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신 9단은 이번 승리로 박 9단과의 상대 전적을 48승 24패로 더 벌렸다. 또 14번의 타이틀전 맞대결에서 10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박 9단은 최근 신 9단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것을 계기로 반전을 노렸으나, 세계 1인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지난 5월 LG배 8강에서 신 9단을 2년 10개월만에 꺾은 바 있다. 17연패 끝의 승리였다.
대회 시상식은 오는 18일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다. 같은 날 오전에는 이창호 9단을 비롯한 유명 프로기사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진행되며, 오후에는 신·박 9단과 바둑 팬들의 릴레이 대국과 팬 사인회 등의 부대행사가 이어진다.
이번 대회는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하나은행이 후원했다. 우승상금은 7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500만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40초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