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무더위와 많은 비 예보 등 급변하는 날씨로 농축산물 수급이 불안해져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수급 안정 및 소비자 부담 완화 대책 추진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수박, 배추와 같은 일부 농산물의 가격 상승도 예년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하는 여름배추는 주산지인 강원도지역의 폭염과 가뭄으로 생육 부진이 우려됨에 따라, 생산량 감소 시 정부가용물량 3만 5500톤을 산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도매시장 등에 공급하는 등 출하량을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농업유통법인연합회 이광형 사무총장은 일단 "이번 주 내리는 비로 가뭄이 해소되고, 서늘한 날씨가 당분간 이어지면 배추 작황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박의 경우 수요 증가와 5~6월 일조시간 감소에 따른 출하 지연으로 전년 대비 높은 가격을 보이는 가운데, 7월 하순부터는 작황이 양호한 강원 양구·경북 봉화·전북 고창 등에서 출하 물량을 확대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선우 과채관측팀장은 "이번 주 기온이 내려가며 수요가 다소 줄어들고, 양구·봉화 등 지역에서 출하량도 늘어나고 있어 7월 하순에는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주로 유통 중인 2024년산 사과·배는 공급 단절없이 전년대비 안정적인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다만 사과·배·복숭아·포도 등 2025년산 주요 과일류는 봄철 저온으로 생육이 다소 지연됐는데, 6월 이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생육을 회복해 공급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감자는 전체 생산량의 65%를 차지하는 노지봄감자가 현재 유통 중이며, 생산량이 전년보다는 감소했으나 평년보다는 약 2% 증가해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9월부터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고랭지감자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6.8% 감소했는데, 비대기에 있는 고랭지감자의 작황 회복을 위해 관수시설을 총동원하도록 지도하고, 계약재배한 가격안정제 물량 1만 2천 톤을 활용해 시장 공급량을 조절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통업체의 물량 확보를 위해 수입권 공매도 최대 320톤을 신속하게 실시할 방침이다.
축산물은 고온에 취약한 가금류 등에서 폭염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7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821만개로 평년보다 많고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며, 방학과 휴가 등으로 인한 소비 감소 등으로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복날 등 계절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닭고기는 전·평년 수준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브라질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있었던 수입 닭고기도 이번 주부터 태국산 추가 확보분(약 4천 톤)이 순차적으로 국내에 공급(7월 중순~8월 상순)돼 8월 중순부터는 수급이 안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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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농식품부는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TF'를 구성·운영해 지자체·생산자단체 등과 함께 24시간 비상연락망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3주간 '여름 휴가철 농축산물 특별 할인 지원' 사업을 전국 1만 2천 개 대형·중소형마트에서 추진, 1인당 할인 한도를 평시 1주 1만 원에서 2만 원으로 확대하고 품목당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을 받도록 한다. 전통시장 130개소에서는 별도로 100억 원 규모의 현장 환급행사(8월 4~9일)를 진행한다.
식품기업과 유통업체가 주관으로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라면, 빵, 김치, 아이스크림, 주스, 삼계탕 등 가공식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도 추진한다. 외식비 부담 완화를 위해 땡겨요 등 공공배달앱을 사용하는 경우 2만 원 이상 3회 주문시 1만 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행사도 지속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여름 농축산물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소비자 부담도 최소화 되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