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의 질의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지난 16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인 밤 11시가 넘은 시각.
국민의힘에서는 이 후보자가 '커닝 페이퍼'를 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저한테 지금 급한 제보가 하나 들어왔는데…(포스트잇을 들어 보이며) 지금 장관 후보자 위에 이렇게 쓰여 있는 포스트잇 붙어 있죠"라고 물었다.
메모지에는 "모르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하고 답변하지 마라"거나 "곤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라. 그리고 시간을 가지십시오. 또는 동문서답해라"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교육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종의 '답변 지침'이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은 "아마 그것을 만약에 누가 붙였다면 공직자분들이 정말 장관을 위해서였을 텐데, 장관을 위해서 그런 것을 붙이면 안 된다. 옆에서 보좌하는 공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당일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전문성 검증 과정에서는 다소 애매한 태도를 취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의 지위를 묻는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 소신을 자신 있게 밝히지 못했다.
고 의원은 "(AI 교과서 문제는) 교육 분야에서 엄청난 공방이 있었던 분야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툭 하고 질문만 나와도 술술 교육적 철학이 나와야 되는 것"이라며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자사고와 특목고가 폐지 대상인지 발전 대상인지를 묻는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의 질문에 "신중히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만 밝혔다.
고 의원은 유보통합의 가장 큰 난제가 무엇인지는 묻는 질문에 이 후보자가 '만족스러운 답변'을 하지 못하자 "인사청문회를 준비해 주는, 뒷자리에 앉아 계시는 분들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관 후보자가 고등교육의 전문가여서 초·중등교육에 대해서는 숙지가 안 돼 있을 수 있어서 그런 것을 준비하라고 뒤에 계신 분들이 함께 합류해서 지금 인사청문회 준비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 준비단 관계자는 '동문서답'이라는 표현이 거칠긴 하지만 너무 명확한 답변을 하면 재차 공격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서 답변을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문서답이라는) 표현이 조금 거칠긴 한데, 취지는 너무 명확한 답변을 하게 되면 오히려 그걸로 공격을 받을 수가 있어서, '좀 애매한 답변' 내지는 '잘 협의하겠다' 이런 얘기를 좀 많이 하라(는 취지였는데), 누군가가 적어줄 때 조금 '과잉'해서 적어준 것 같다"고 밝혔다.
메모 작성자가 누군지, 간부급은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원단에 들어와 있는 멤버 중에 누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