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 씨. 황진환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최근 건진법사 전성배씨 법당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명함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공무원·정치권 관계자 등의 명함 수백장을 확보한 것에 이어 새롭게 전씨의 인사 개입 정황을 확인한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전씨 법당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압수수색에서 법당 1층 외에 지하 1층 공간 등을 수색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법당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들여다보지 않은 공간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법당 안팎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과 USB메모리 등과 함께 10여개의 새로운 명함을 확보했다. 검찰은 앞서 전씨의 자택과 법당에서 유력 정치인과 법조인, 경찰 간부, 대기업 관계자 등 명함 다발을 찾았는데, 당시 나오지 않았던 명함을 추가로 특검이 확보한 것이다.
특검은 전씨가 유력 인사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나 유력 인사와의 친분 관계를 과시하며 현안을 풀어주는 사실상 '정치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전씨와 '찰리'로 불린 전씨 처남 김모씨가 쓰던 휴대전화도 2대씩(총 4대) 확보했다. 검찰에 압수됐다가 돌려받아 전씨 변호인이 보관 중이던 휴대전화다.
'건진법사' 법당.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이번에 법당에서 발견된 '추가 명함'이 특검의 주요 수사 갈래 중 하나인 인사 농단 의혹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한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전씨의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정치인과 검·경 고위 인사의 인사 청탁 정황을 확보했었다.
특검은 이런 검찰 수사 기록을 분석한 뒤 전씨 자택과 법당 등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단순 인사 청탁 정황을 넘어 실제 청탁이 이뤄졌는지, 청탁이 실현됐는지 등을 규명하는 것은 특검의 몫이다. 특검은 전씨가 2022년 11월 국책은행 고위 인사 관련 청탁을 받은 흔적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씨나 주변을 통해 해당 인사에 실제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한다.
다만 전씨 측은 검찰 수사 단계서부터 자신이 받은 인사 청탁 내용을 김건희씨 측에 전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