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CJ ENM 제공'칸느 박'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에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견고한 연출과 사회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쓰리, 몬스터'로 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섹션에 초청됐으며, '친절한 금자씨'로는 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젊은 사자상'(Young Lion Award), '미래영화상'(Cinema Of The Future), '가장 혁신적인 영화상'(Best Innovated Film Award)을 받은 바 있다.
한국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12년 '피에타' 이후 13년 만의 성과여서 그 의미를 더한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베니스 초청까지 받고 보니 그 긴 세월 이 작품 포기하지 않길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는 나 역시 얼른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런 훌륭한 작품으로 베니스에 방문하는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박찬욱 감독은 물론 이병헌과 첫 호흡을 맞추는 손예진은 "첫 해외 영화제 방문이 베니스라는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영광이다. 꿈만 같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외화 '부고니아' 스틸컷. CJ ENM 제공CJ ENM이 기획 개발을 주도한 프로젝트인 '부고니아'도 베니스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11월 국내 개봉 예정인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블랙코미디이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알프스'로 각본상(68회)을,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심사위원 대상(75회)을, '가여운 것들'로 대상(80회)을 받은 바 있어 이번 '부고니아'의 경쟁 부문 진출 소식에 높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가 주연을 맡았으며, CJ ENM이 '스퀘어 페그' '엘리먼트 픽처스'와 함께 공동 제작, 유니버설 픽처스 산하 '포커스 피처스'가 해외 배급을 맡는다.
이번 초청에서 눈에 띄는 건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는 모두 CJ ENM 작품이라는 점이다.
한 해에 단일 투자배급사의 작품 두 편이 동시에 베니스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것은 국내 최초 사례로, CJ ENM은 이번 성과를 통해 총 9편의 작품을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진출시키며 국내 투자배급사 중 최다 초청 기록을 경신했다.
CJ ENM은 그간 김기덕 감독의 '섬'(2000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2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년), 한-인니 합작영화인 조코 안와르 감독의 '내 마음의 복제'(2015년)를 경쟁 부문에 진출시킨 바 있다. 또 박찬욱 감독의 '쓰리, 몬스터'(2004년), 류승완 감독의 '짝패' (2006년), 송해성 감독의 '무적자'(2010년)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CJ ENM 정현주 영화사업부장은 "'어쩔수가없다'와 '부고니아'가 나란히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당사로서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품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 가능한 성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전방위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